채희경 지음, 임수빈 그림/이파르·1만4000원 지은이 채희경은 동물보호 단체 동물자유연대에서 학대 대응과 구조 담당자로 활동했고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에서 일하고 있는 현장 활동가다. <애니멀 어벤저스>는 이런 경험과 지식을 바탕 삼아 ‘캣맘’ ‘택배’ ‘쇼’ ‘방치’ ‘거래’ 등 27개 열쇳말로 동물과 인간 사이의 고리를 살폈다. 인간이 동물에게 고통을 가하는 행태와 현상을 짚어보면서 동물과 인간이 함께하는 일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제안한다. 벽돌을 떨어뜨려 캣맘을 숨지게 한 ‘용인 캣맘 벽돌 사건’. 사실은 ‘캣맘 혐오’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피해자가 길고양이를 거뒀다는 사실 때문에 더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내놓는 이유를 종합하면, 지저분하다, 이상한 소리를 내서 시끄럽다,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무섭다, 그냥 눈이 싫다 등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은이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싫어하는 길고양이 문제를 대부분 해결해주는 이들이 실은 캣맘이라고 밝힌다. 밥을 주어 음식물 쓰레기를 뜯는 것을 방지하고, 번식이 되지 않게 중성화를 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란다. “이 땅에서는 왜 배고픈 동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면서도 욕을 먹고, 폭행을 당하고, 목숨을 걸어야 할까. 그리고 동물들에게 왜 이런 말을 해야만 하는 나라를 만들고 있을까. 인간을 믿지 마. 나도 믿지 마. 무조건 도망쳐.” 2011년 이후 정부가 살처분한 농장 동물의 수는 7472만여마리, 농가지급 보상금은 2조2천억원이다.(<경향신문> 2017년 10월11일치 재인용) 물론 자연식에 가까운 먹이를 제공하는 일에 많은 비용이 들고, 값싼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것이 소득창출에 훨씬 유리하지만 이는 좋은 식품을 생산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구조가 아니고 결국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감성팔이’라며 동물보호 활동을 폄하하는 시선을 바로잡기도 한다. “감성은 결국 타인이 아니라 나의 생존을 보장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라며 “내가 타자의 안전을 위해 손익 계산을 따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수록, 그리고 그런 감성을 발휘하게 되어 그것이 전체에 공유될수록 나의 안전도 보장되는 것”이란 얘기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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