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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상에, 내 몸에 우주가 있대요

등록 2018-05-17 20:32수정 2018-05-17 20:38

생물학 전공 작가 2명이 쓴
고래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
눈높이 맞춘 설명과 그림 풍성

우주
김성화·권수진 글, 신동준 그림/한겨레아이들·1만2000원

“엄마, 세상은 어떻게 시작된 거야?” “아빠, 우리는 어디에서 온 거야?”

아이들의 질문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날아들지 예측할 수 없다. 뭐라고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에 부모는 “그러게~ 어떻게 시작됐을까?”라고 되묻거나 대충 얼버무리기 마련이다. 김성화, 권수진 작가가 함께 쓴 <우주>는 세상과 나의 기원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들과 함께 펼쳐보면 좋을 책이다. 생물학과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두 작가는 그동안 <공룡개미 개미공룡> 등처럼 재밌고 색다른 과학책들을 써왔고, 이번엔 우주라는 주제를 다뤘다.

<우주>의 첫머리는 “우주를 생각하면 나는 너무 위대한 고래 같아. 우주를 생각하면 나는 너무 작은 고래 같아. 나는 왜 우주 안에 살고 있을까?”라는 고래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까만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이고, 고래 한 마리가 우주 바다에서 헤엄친다. 부모와 아이는 고래가 되어 우주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고래는 “맨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어”라고 말한다. ‘무’의 상태에서 도대체 우주, 지구, 고래, 나라는 존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호기심이 절로 생긴다.

우주에 관한 책들을 보면,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을 소개하며 태양계 중심으로 설명한다. 행성이나 태양계 같은 용어를 언급하고, 지구과학 지식을 떠먹여 준다. 그러나 그런 식의 지식이 아이에게 재미있게 다가올지는 의문이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한 지식 나열이 아니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이야기’ 형태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고래가 들려주는 빅뱅 이론이나 초기 우주의 모습, 다중 우주의 개념, 별들의 탄생 이야기는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미지와 글은 조화롭고, 우주에 대해 다채롭게 상상해볼 수 있다.

아주 작지만 엄청나게 무거운 ‘특이점’이 쾅 폭발하면서 우주가 탄생한다. 초기 우주는 아주 뜨겁고 걸쭉한 죽 상태였다가 점점 식으면서 쿼크가 생긴다. 쿼크가 뭉쳐서 수소로 변한다. 몇억년이 흘러 우주 곳곳에 가스 주머니로 만들어진 가스 구름이 생기고, 이 가스구름이 빙빙 돌아 별이 된다. 거대한 별은 엄청난 에너지를 내면서 폭발하면서 죽는데, 그때 산소나 탄소, 질소 등 원소가 우주에 흩뿌려진다. 사람 몸 속에 있는 원소들이 먼 옛날 거대한 별들이 폭발하면서 뿌린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순간, 내 몸은 우주의 신비로 가득 채워진다.

요즘 아이들은 밤하늘조차 올려다볼 여유 없이 바쁘게 산다. 별이나 달보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과 더 친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은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싶게 만들고, 무한한 우주의 바다를 항해하고 싶은 욕구를 선물해준다. 초등학교 전 학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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