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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누가 함부로 파리채를 휘두르랴

등록 2018-07-12 20:07수정 2018-07-12 21:07

파리 신부
김태호 지음, 정현진 그림/문학과지성사·1만원

앵앵, 파리들이 성가시다고 파리채를 높이 든 얘야, 잠깐! “자, 감사뽀뽀부터 시작합시다!” 파리들의 대화가 들려? 파리 신부와 파리 신랑, 그리고 천장마을 입삐죽이 파리, 통통이 파리, 영감 파리 등 천장마을 파리들이 신이 내려준 최고의 음식 ‘칠일치즈떡’ 파티를 벌이려나 봐.

그 떡이 어딨냐고? 바로 네 더벅머리 속. 며칠째 감지 않은 머리에 땀과 먼지가 범벅되고, 박박박 긁어주면 시큼 달콤 쾨쾨한 치즈떡 완성. ‘게으름 레시피’로 만든 음식으로 파리를 위한 성찬을 차렸으니, 넌 감사뽀뽀를 받은 거야.

<파리 신부>는 겁 없는 파리 신부와 겁 많은 파리 신랑이 벌이는 유머 넘치는 고난 쟁투기야. 애니메이션 <라바>의 옐로우와 레드처럼 처절하게 웃기는 커플이지. 아주 작은 이웃인 얘네들 눈에 비친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생존경쟁이 치열한 파리세계에서 밀려나 쫄쫄 굶은 파리 부부에겐 과자 부스러기나 먹다 만 사과 꼭지를 방바닥에 흘려주는 은혜를 베푸는 신? 그건 세상 모르는 파리 부부의 순진한 생각일 수도! 다리가 두 개 잘려 나간, 이젠 거미줄도 치지 않는 늙은 거미의 노래에 귀 기울여보면 말야. 거미는 ‘빨간 나무’의 습격과 ‘거꾸로 내리는 비’를 조심하라는데….

‘어지럼쟁이’ 신의 방에서 벌어지는 파리세계의 안빈낙도와 복수혈전. 눈 모양만으로도 큭큭 웃음이 터지는 개성파 파리들과 사이좋게 지낼 순 없을까? 화를 내며 파리채를 휘두르다, 눈을 부릅뜨고 길쭉한 통을 들고 뿌려대는 신을 보고 놀라 까무라친 파리 친구들 말이, 감사뽀뽀를 했을 뿐인 우리들에게 왜 그러는지 모르겠대. 너는 알겠니? 초등 3~4학년 이상.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그림 문학과지성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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