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브루어드 지음, 전경훈 옮김/시대의창·1만6800원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영국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다. 매너의 8할은 의복의 품격에서 나온다. 비밀요원 킹스맨은 더할 나위 없이 말쑥하고 단정한 신사복 차림에 우산(실은 첨단무기다) 하나로 적들을 가뿐히 제압한다. 긴바지, 긴소매 재킷, 웨이스트 코트(조끼)까지 투피스 또는 스리피스로 구성된 정장 ‘슈트’는 언제 어떻게 생겨나 현대 남성의 표준 패션이 됐을까? 영국 문화사학자가 쓴 <모던 슈트 스토리>는 신사복의 원조 영국에서부터, 중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슈트, 미국 흑인의 자유분방함과 저항정신을 담은 주트 슈트, 아방가르드의 상상을 펼친 현대 의복까지 ‘단순한 아름다움이 재단한 남성복 400년의 역사’(부제)를 한 땀 한 땀 톺아보는 책이다.
영국 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 킹스맨이라는 상호의 맞춤양복점이 비밀 요원들의 접선 장소이자 무기 창고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임관된 영국군 장교들의 유니폼은 민간인들의 복장과 동일한 기준의 표준적인 맞춤 군복으로 제작됐다. 시대의창 제공
20세기 중반 미국의 양복점 상품안내서가 보여주듯, 슈트는 사무실이라는 새로운 업무 환경에서 다양하게 변화하며 현대 남성성의 대표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시대의창 제공
1980년대 영국 런던이 세계 금융 허브로 변신함에 따라 젊은이들의 슈트 스타일도 댄디처럼 바뀌었다. 시대의창 제공
1930년대 미국에선 화려한 직물, 밑단을 큰 핀으로 고정한 헐렁하고 주름진 바지, 넓은 어깨에 치마처럼 아래로 길게 내려오는 재킷, 호사스런 장신구 등이 특징인 주트 슈트(Zoot Suit)가 유행했는데, 특히 젊은층과 흑인 공동체에선 ‘저항’의 상징으로 통했다. 시대의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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