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웅 외 5명 지음, 이재임 그림/철수와영희·1만7000원 “‘우리는 일종의 생체 기계잖아. 야간은 시급 만원짜리 기계, 주간은 7천원짜리 기계.’ 자조하듯 말했지만 언니들은 기계가 아니라서 자주 아팠다.” 지난 2월 주당 법정 최대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노동자에게 52시간 이상의 노동을 요구하는 것은 위법한 행위다. 그러나 경기·인천 지역의 화장품 제조업체와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에서 한달 동안 ‘주야 맞교대’ 노동자로 살았던 기자는 말한다. “오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오래 일해야만 하는 상황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이 장시간·야간 노동을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저임금 노동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겨레> 24시팀의 젊은 기자들이 각각 한달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면서 노동현장을 온몸으로 기록한 ‘노동 orz : 우리 시대 노동자의 초상’ 기획 시리즈가 <노동, 우리는 정말 알고 있을까?>로 묶여 나왔다. 기자들은 제조업체의 주야 맞교대, 콜센터의 ‘감정노동’과 ‘감시노동’, 예외 노동자 취급을 받는 카페·커피숍 등의 초단시간 노동,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배달대행 노동을 하며 체험한 일을 정밀하게 그려냈다. 기계에 손가락이 짓눌려 다치기도 하고,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 중앙분리대를 받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그래도 기자들이 노동현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일터에 매인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공적 영역으로 옮기는 것이 기자의 노동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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