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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아기 염소가 어느날 엄마 염소가 됐어요

등록 2019-01-11 06:01수정 2019-01-11 19:41

염소 시즈카
다시마 세이조 지음, 고향옥 옮김/보림출판사·3만2000원

따스한 봄날 나호코네 집에 새하얀 아기 염소가 왔어요. 나호코는 아기 염소를 ‘시즈카’라고 불렀어요. 나호코와 시즈카는 들판에서 뛰놀며 금세 친해졌어요. 시즈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랐어요. 힘도 나호코보다 세졌어요.

어느 가을 시즈카는 이웃마을 친구 염소를 만나고 온 뒤 배가 조금씩 불러왔어요. 시즈카 뱃속에는 아기 염소가 자라고 있었어요. 나호코는 시즈카를 정성스레 돌봤어요. 따사로운 햇살이 깃든 어느날 시즈카의 큰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나호코는 쏜살같이 달려갔어요. 갓 태어난 아기 염소가 안간힘을 쓰고 일어나 시즈카의 젖을 먹고 있었어요. “축하해, 시즈카.” 나호코는 시즈카가 낳은 아기 염소 이름을 ‘뽀로’로 지었어요.

시즈카는 달라졌어요. 우리 안을 지저분하게 내버려두지 않았어요. 뽀로가 혼자 놀러 나가면 걱정이 앞섰어요. 시즈카는 이제 엄마가 됐으니까요. 뽀로는 시즈카의 젖을 먹고 무럭무럭 컸어요. 그런 탓에 시즈카의 젖은 항상 납작해 있었죠. 시즈카는 어딘지 조금 쓸쓸해 보였어요. 보리가 익어가던 어느 가을, 옆동네 큰아버지가 뽀로를 데려가기로 했어요. 시즈카는 언덕에 올라 멀어지는 뽀로를 물끄러미 바라봤어요. “아가야, 잘 살아야 돼.”

매일 젖을 쪽쪽 빨아먹던 뽀로가 떠나자 시즈카의 젖은 퉁퉁 불었어요. 아빠는 시즈카의 젖을 짜 따뜻한 염소젖을 가족들과 나눴어요. 시즈카는 가끔 우리를 벗어나 강 건너 할아버지 밭에 있는 채소들을 몰래 아작아작 먹었어요. 사고뭉치 시즈카가 돌아왔어요.

이 그림책은 아기 염소 시즈카가 엄마 염소가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일본 대표 화가인 작가가 유년시절 기억을 소환해 만들었다. 208쪽에 걸친 천진스럽고 역동적인 그림들이 자연과 생명이 숨쉬는 너른 들판으로 어린이들을 초대한다. 5살 이상.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그림 보림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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