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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노회찬을 지금 읽는다는 것

등록 2019-01-25 10:29수정 2019-01-25 21:24

노회찬의 진심
노회찬 지음, 노회찬재단(준) 기획/사회평론·1만5000원

노회찬, 함께 꾸는 꿈
노회찬 지음, 노회찬재단(준) 기획/후마니타스·1만8000원

‘왜 하필 이 길을…’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어머니가 1년에 한권씩 만든 스크랩 첫권 맨 앞에 써놓은 글귀라고 한다. 멀쩡하게 대학 졸업해 취업 준비 하는 줄 알았던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고향을 찾아와 노동운동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다음부터, 어머니는 노동자들 삶과 현실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신문기사를 오리고 두번 세번씩 읽었다. 원망과 한탄에서 시작됐던 스크랩 메모는 세월이 쌓이며 어느새 자식이 가는 길에 대한 이해와 애정으로 바뀌어갔다.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난 노회찬 의원의 생전 글과 연설문, 촌철살인 같던 어록 등을 모은 두권의 책이 나왔다. <노회찬의 진심>이 2004년 이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진보정의당,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올렸던 ‘난중일기’ 등을 중심으로 날것의 그의 고민을 시기순으로 보여준다면, <노회찬, 함께 꾸는 꿈>은 엑스파일사건 변호인, 보좌관 등 5명의 도움글과 이상엽·김흥구 작가 등의 사진과 함께 그의 글을 주제별로 구성했다.

“61년 동안 122년을 살듯이 치열하게 엄격하게 살았다”는 지인의 표현이 정말 딱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난중일기 속 그는 매일같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그친다. “민법, 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책을 주문했다. 나이가 들수록 해야 할 공부가 늘어난다.” “법사위에 민주노동당 의원이 한명뿐이니까 내일 심의할 14개 법률안 모두 내용을 파악하고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 그는 이상을 품되 진보정당의 능력을 끝없이 묻는 현실주의자이기도 했다. “진보라는 정체성만으로는 그리고 과거의 방식으로는 차별화하기 불가능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진보의 가치는 정치화되는 만큼 실현된다.” 하지만 타인에겐 늘 따뜻하고 유머가 넘쳤다. “야간근로에 반대해 추가질의를 않겠다”며 국감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휴게실이 없어질 위기에 처한 국회 청소노동자들에게 “같이 방을 쓰자”고 했다.

누군가는 진보정당의 역사로도, 한국사회 개혁과제에 대한 분석으로도 읽을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한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머니가 스크랩을 하며 아들의 길을 응원하게 됐듯, 그가 남긴 기록을 읽는 이들 또한 그러지 않을까.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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