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영 지음/북멘토·1만6000원 학교 다닐 때 물리학을 이렇게 배웠더라면!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뭔가 심원한 것 같아 흥미가 당기지만, 다가가면 뒤돌아 멀어지던 물리학을 이처럼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다니. 최무영 서울대 교수는 과학자들의 전유물 같은 물리학의 핵심 개념들과 발달사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좀 더 쉽고 “편안하게” 들려준다. ‘편안하게’란 “수학적 표현”을 쓰지 않았다는 뜻이다. 애초 학부생 교양 수업을 정리했던 전작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책갈피)의 대중판이다. 지은이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무수히 많은 현상들을 하나로 엮어 한가지 틀로 해석”하는 보편지식을 추구하는 게 물리학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던져진 물체의 포물선 운동, 바다의 밀물과 썰물, 사계절의 순환은 하나의 원리로 설명된다. 바로 ‘중력’이다. 자연에는 대칭성이 있다. 모든 분자가 공간에 균질하게 분포된 상태다. 기체와 액체의 운동도 그렇다. 그럼 고체는? 대칭성이 깨진 상태다. 이른바 ‘상전이’(相轉移)다. 직관과 달리 “대칭성이 있으면 무질서(…), 정돈되어 있다는 건 대칭성이 깨졌다는 뜻”이다. “물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도 신기하다. 가장 친숙하고 화학식(H₂O)도 단순한 물에는 과학자도 이해하기 어려운 성질이 67가지나 된다는 것. 넘빨강살(적외선), 떠돌이별(행성), 맵시쿼크(참쿼크), 빛알(광양자), 우주바탕내비침(우주배경복사), 쪽거리(프랙털), 하양잔별(백색왜성) 등 딱딱한 물리학 용어들을 100개 가까이 순우리말로 고쳐 쓴 것도 입에 담을수록 살갑고 푸근하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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