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깊은 어둠 속에서 삶을 지켜온 광부의 이야기

등록 2019-06-07 06:01수정 2019-06-07 19:32

탄부일기(1956~1993)
김정동 지음/눈빛·1만5000원

세상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검은 땀을 흘리며 삶을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광부들이다. 그중에서도 석탄을 직접 캐는 사람을 ‘탄부’라고 한다. 좁은 공간에서 늘 검은 탄가루를 뒤집어쓰고, 위험에 자주 노출되는 탓에 광부들도 피하는 자리다. <탄부일기>는 탄부 출신 김정동(81)씨가 37년의 광부 생활을 되돌아 본 회고록이자, 광부들의 치열한 역사다. 보조공, 기능공, 작업반장, 안전감독실장 등 김씨의 직위별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김씨는 18살 때 광산에 들어가 탄부, 안전 관리자 등을 거쳐 1993년 55살에 정년퇴임을 했다. 그는 석탄산업 탄부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어떤 희망을 꿈꿨는지 당시 경험뿐만 아니라 회의 자료, 보고서, 공문, 사보 등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기록했다. “가스에 중독됐다 구조되고, 밀폐된 통로에 갇혔다 탈출했으며, 갱도 붕괴로 죽을 뻔했다가 살았다.” 김씨의 광부 생활은 하루 하루가 벼랑 끝이었지만 광산을 떠나지 않았다. 광부는 그의 ‘생업’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갱도 안에서 사고를 줄이는 작업 방식을 개발하고, 광부들의 노동조건 개선에도 힘썼다. 이런 그의 노력은 1992년 대한민국 명장(광업자원분야) 선정, 대통령 표창 등으로 이어졌다.

한때 국민 연료의 대부분을 담당해 산업역군으로 불렸던 광부지만, 현재는 석탄산업의 쇠퇴로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 있다. 김씨는 현재 진폐증으로 안산의 한 병원에서 투병 중이다. 진폐증이란 폐에 분진이 침착돼 염증이 발생하고 굳는 상태를 말한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1.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티저, 세븐틴 포스터와 유사성 불거져 2.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티저, 세븐틴 포스터와 유사성 불거져

현대미술품으로 탈바꿈한 돌덩이 미륵불 3.

현대미술품으로 탈바꿈한 돌덩이 미륵불

넷플릭스, ‘시성비’로 승부수…내달 30분짜리 예능 줄줄이 4.

넷플릭스, ‘시성비’로 승부수…내달 30분짜리 예능 줄줄이

‘검은 수녀들’ 송혜교 “두 여자의 연대에 끌렸다” 5.

‘검은 수녀들’ 송혜교 “두 여자의 연대에 끌렸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