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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존재와 부재의 ‘중간세계’ 국가들

등록 2019-07-26 06:00수정 2019-07-26 20:06

보이지 않는 국가들-누가 세계의 지도와 국경을 결정하는가
조슈아 키팅 지음, 오수원 옮김/예문아카이브·1만6000원

압하지야, 아크웨사스네, 소말릴란드, 쿠르디스탄, 키리바시…. 나라 이름들이다. 가상의 나라가 아니다. 정부, 영토, 국민을 갖추고 엄연히 실존한다. 그런데 세계지도엔 국경선이 나오지 않는다. 앞의 네 곳은 국제사회에서 주권국가로 공인받지 못했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는 어엿한 유엔 회원국이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존속 자체가 위태롭다. 나라이되 나라가 아닌, 실체가 있으나 유령 같은 나라들의 현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 기자인 조슈아 키팅의 <보이지 않는 국가들>은 바로 이런 질문을 파고든다.

오늘날, 지구촌 모든 사람을 가장 강력하게 규정하는 정체성 중 하나가 특정 국가의 ‘국민(시민)’이라는 것이다. 또 남극 대륙만 아니라면, 당신이 어디에 있든 특정 국가의 영토 안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 전체를 보면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지 않다. ‘국가’는 만들어지고 합의된 개념일 뿐, 영원불변한 절댓값이 아니다.

지은이는 “오늘날 세계지도를 뒷받침하는 규칙과 거기에 작용하는 압력을 이해하기 위해, 그 규칙이 적용되지 않거나, 체제가 붕괴했거나, 나라의 장소 자체가 문제가 되는” 곳들을 직접 찾아다녔다. 예컨대, ‘아프리카의 뿔’에 위치한 소말릴란드는 국제법상 소말리아의 자치지역일 뿐이지만, 상위체제인 소말리아보다 더 국가답다. “소말릴란드를 가본 사람은 ‘소말릴란드가 국가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곳이 국가라는 말인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지은이의 문제의식과 흥미로운 현장 탐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국가란 무엇(이어야 하는)인가’라는 근본적 의문에 가닿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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