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
송멜로디, 요나, 무과수, 진명현 지음/아르테·1만1000원
오늘날 집은 곧 부동산으로 환원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데도 다들 동의할 것이다. <집다운 집>은 젊은 건축가 송멜로디, 서울에서 간헐적으로 팝업 식당을 운영하는 요나, 인테리어앱 오늘의집 관리자 무과수, 독립영화 스튜디오를 꾸려가는 진명현이 각자 다른 시각으로 ‘집다운 집’이란 무엇인지 고민한 답을 정리한 것이다.
회복해야 할 거주의 가치로서 ‘공동체’와 ‘마을’을 언급하지만 옛날이 좋았다는 수구적이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코오롱 커먼타운의 공유주택 ‘트리하우스’를 설계한 건축가 송멜로디는 공용 공간을 이웃과 공유하는 ‘코리빙’을 통해 화두를 던진다. “집에서의 노동”과 “조금 더 평등한 삶을 위한 방식”을 고민하기 때문이다. 일본, 독일, 한국을 오간 체험을 바탕으로 집밥 일기를 쓴 요나는 “부엌이 만들어 준 나의 집” “가장 나답게 솔직해질 수 있는 나의 집”에서 힘을 얻었다고 한다. 그가 쓴 소소한 집밥 레시피 또한 따라하고픈 의욕을 불러 일으킨다.
멋진 창이 있는 다락방 같은 구조의 감나무집을 발견하고 눌러앉은 무과수는 집 공유업체를 통해 국내외 다양한 집에 살아보면서 삶의 기본을 생각했다고 한다. 어떤 ‘집’에 머무는 것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라는 그는, 어떤 집이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그가 추구하는 행복에 가장 가까울지 몸소 경험한다고 했다. 마지막 챕터를 장식한 진명현은 식물과 고양이 두마리를 키우며 “집과 동식물원 사이 그 어디쯤”이라고 표현한 집에 살고 있다는데, 그 유쾌하면서도 짠한 가족공동체 경험과 독립생활이라니,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의 그 어디쯤 위치하는 글이다. 하나의 주제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로 구성된 '아르테 S' 시리즈 3권.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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