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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질문을 품을 때 과학이 탄생한다

등록 2020-01-10 06:01수정 2020-01-10 11:00

통합하고 통찰하는 통통한 과학책 1·2
정인경 지음/사계절·각 권 1만4500~1만5500원

소크라테스가 당대에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 불렸던 까닭은 ‘무지의 지’에 있었다.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지혜의 원천이었다. 모르는 것을 안다는 데서 질문이 생겨났고, 질문에서 과학이 탄생했다. 과학저술가 정인경이 청소년을 위해 쓴 이 책은 구체적인 과학지식을 전달하기에 앞서, 우리가 왜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그가 보기에 과학의 위대함은 좋은 질문에 있었다. ‘만물의 근본물질은 무엇인가’라는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의 질문은 물(탈레스), 물·불·공기·흙(엠페도클레스), 아페이론(아낙시만드로스), 원자(데모크리토스)를 거쳐 갈릴레오·뉴턴·맥스웰·아인슈타인·양자물리학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열의 정체는 무엇인가, 열은 물질인가 아니면 물질의 성질인가’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지구에는 왜 이렇게 다양한 생물이 있을까’ ‘생물의 특성은 어떻게 전해질까’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인공지능은 인류를 파멸시킬까, 구원할까’처럼 큰 물음표가 달린 질문들을 통해 원자·빅뱅·진화·유전자·뇌과학의 비밀에 다가간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도 쉽고 흥미로운 비유와 에피소드로 술술 읽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가령 데모크리토스가 스위스의 ‘유럽 입자물리학 연구소’에서 밤샘 연구 중인 ‘후배 물리학자’와 만나는 가상의 장면을 보자. 세계를 구성하는 근본 물질을 연구하는 공통점을 지닌 두 사람의 대화는 입자물리학의 표준 모형, 입자 가속기의 원리, 쿼크와 힉스까지 나아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과학을 공부해야 할까? 우리가 진실과 자유를 찾아 떠날 수 있게 만드는 힘은 질문과 의심이기 때문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 지구에서 인간으로 태어난 책임을 자각하는 것. 그것이 과학공부의 목적이다. 청소년 교양서이지만, 학창 시절 지루한 과학공부를 강요당했던 어른들이 읽어도 좋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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