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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빨간 모자였던 적 없다, 우리가 바로 그 늑대다

등록 2020-01-31 06:00수정 2020-01-31 09:22

우리는 언제나 늑대였다
애비 웜백 지음, 이민경 옮김/다산북스·1만4000원

올림픽 금메달 두 번에 빛나는 전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 애비 웜백은 2015년 은퇴 전까지 ‘국제 축구경기 최다 골’ 기록을 세운 챔피언으로 살았다. 경기장에서 골을 넣은 뒤에는 꼭 도움(어시스트)을 준 선수를 지목하는 ‘든든한 주장’이었던 그가 은퇴 뒤 여성들에게 ‘늑대가 되어 무리를 이끌라’고 말하는 리더로 거듭났다. <우리는 언제나 늑대였다>에서 그는 여성 리더를 깨우기 위한 8가지 규칙을 제시한다.

1995년 옐로스톤 공원에 70년 만에 늑대를 방사했다. 천적이 없어 폭발적으로 늘었던 사슴 수가 줄면서 숲이 복원됐다. 애비는 “체계의 위협이던 늑대들이 체계를 구하듯 체계의 위협으로 간주되던 여성들이 우리 사회를 살리고 있다”며 “우리가 기다리던 존재는 바로 우리 자신, 우리가 바로 그 늑대들”이라고 말한다. 정해진 길, 오래된 규칙을 따라야 하는 <빨간 모자>의 소녀를 벗어나 “빌어먹을 공을 나에게 줘!”라고 소리칠 수 있는 늑대 본성을 깨달을 때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리더십이란 테이블에 대표로 앉아 있는 남성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여성이 리더가 되기 위해 애비는 ‘무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늑대 무리의 힘은 늑대에서 나오고, 늑대의 힘은 늑대 무리에서 나온다”는 <정글북>의 구절을 인용하며 그는 ‘당신을 지지해줄 용감하고 정직한 여성 무리’를 찾아나서라고 한다. “세상은 위험을 감수하고 크게 실패하고 곱씹으면서 계속, 계속, 계속 시도하는 여성에게 주목해야 한다.” 책을 덮으면 드넓은 경기장을 끝없이 뛰고 있을 듯한 그와 함께 달리고 싶어진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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