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외전: 다시 검찰의 시간이 온다
강희철 지음/평사리·1만5000원
4·15 총선은 끝났고, ‘검찰의 시간’이 오고 있다. 검찰이 총선 이후로 미뤄 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는 살아 있는 권력인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 검찰의 행보에 따라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체가 요동칠 수 있다.
<검찰외전>은 검찰과 권력의 생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문재인 정부와 검찰이 밀월의 시간을 보내고, 또 결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오랜 현장 취재 경험과 폭 넓은 취재원을 바탕으로”(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추천사) 2017년 4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한겨레> 온라인판에 연재한 ‘법조외전’ 84편 가운데 검찰을 다룬 글 31편을 골라 새로 엮어 책으로 펴냈다.
“‘권력자’ 박근혜를 의심했던 눈으로 ‘권력자’ 문재인을 바라볼 뿐이다. 이 책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그러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거북한 대목도 있을 터다.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과 ‘윤석열 사단’의 검찰 장악, 조국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과 검찰 수사 등 검찰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건들의 맥락을 짚어 가는 지은이의 시각은 정부에 비판적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현 정권도 검찰을 ‘사냥개’로 활용하며 머리를 쓰다듬다가 자신을 물려고 하니 돌변하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은 실패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책을 관통하는 흐름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다. “법 제도는 집권자의 선의가 아니라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만들어야 한다.” 정권은 바뀌고 선의에 기댄 법 제도는 언제든 악용될 수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그럴 위험성이 없는지 살펴보자고 한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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