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
한비야·안토니우스 반 주트펀 지음/푸른숲·1만5000원
“설탕처럼 달콤하고, 소금처럼 짭짤하게 살겠습니다.”
국제구호 전문가이자 작가인 한비야가 아프가니스탄 긴급구호 현장에서 만난 동료 안토니우스 반 주트펀과 결혼 소식을 알린 건 2017년. 어느새 결혼 3년 차인 부부가 쓴 우정 일기 <함께 걸어갈 사람이 생겼습니다>가 나왔다.
한비야는 삶의 방식이 어떻든 ‘혼자 있는 힘’을 길러야 둘이 되어도 나답게 살아가는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기질과 천성을 가졌는지 등을 스스로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부부는 1년에 3개월씩 한국과 네덜란드에서 같이 지내고, 나머지 6개월은 따로 지낸다. 각자의 상황에 맞추다 보니, 자발적인 장거리 부부가 됐다. 떨어져 지내는 동안은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지켜주지만,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애틋함은 온라인으로 해소한다. 그들은 집안일과 비용 등을 뭐든 반반씩 나누는 원칙도 세웠고, 상대방의 나라에선 그곳의 습관과 시스템에 따르기로 합의도 했다. 이런 원칙을 지키기 위한 두 사람의 야심 찬 도전은 3년을 넘어 계속될 것이다.
“외로움과 자유를 바꾸지 말라”는 기혼자들의 꿋꿋한 조언을 물리치고, 부부의 세계에 입문한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비법도 이 책에 담겼다. 상대가 실수했을 때, 민망하지 않게 말 끝에 ‘이그으으으~~’를 써보면 잔소리 방지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퍼붓는 독한 말은 마음 어딘가에 더욱 큰 상처로 남는 법이다. 화가 났을 때, 5분간 대화를 멈추면 효과가 100%라고 한비야 부부는 조언한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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