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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난자는 능동적이다

등록 2021-02-26 09:51수정 2021-02-26 10:04

포유류의 번식: 암컷 관점
버지니어 헤이슨·테리 오어 지음, 김미선 옮김, 최진 감수/뿌리와이파리·2만8000원

‘젠더 편향’은 뜨겁게 논의되고 있다. 성차별적 구조에서 특정 성별(주로 남성)이 주류의 위치 또는 권력을 차지하고 사회 거의 모든 면에서 남성 중심성이 강화한 결과 다른 성별은 가시화하지 못했다. 젠더 편향은 과학 용어에까지 자리 잡았다. <포유류의 번식: 암컷 관점>은 ‘수정’(fertilization)을 비롯한 수컷 중심의 용어에 정면으로 문제제기한다. 난자와 정자가 만날 때 난자가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사실이 오래전 알려졌지만, 여전히 학계에선 ‘수컷이 암컷을 비옥하게 만든다’는 뜻을 담은 ‘수정’을 쓴다. 지은이들은 성 중립적 용어인 ‘수태’(conception)를 쓴다.

이 책이 제시하는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암컷 관점’이다. “우리는 다량의 지식을 수컷 관점을 사용해 학습해왔다.” “우리는 포유류 번식의 표준적 주제들을 돌아보지만 그것을 비표준적인, 암컷에 초점을 둔 관점에서 돌아볼 뿐이다.” 생물학자인 지은이들은 고고한 정의는 그만두고, 포유류 번식의 성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여정에 ‘암컷 관점’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젠더 편향적 인식과 이에 바탕한 연구의 문제는 ‘차이가 차별의 근거가 된다’는 점이다. 최근 이런 차별의 근거가 부실한 토대 위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여러 근거들이 쏟아진다. 과학계에서의 젠더 편향에 대한 문제제기는 새롭지 않지만, 이 책의 관점과 방향은 신선하다. 젠더 편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간 편향을 함께 지적하고 있어서다. 책은 ‘포유류’ 중 가장 고등한 생물이라 여겨지는 인간이 아닌 암컷 지배적 모계 사회를 이루는 하이에나의 이야기로 각 장을 엮어간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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