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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나는 ○○입니다

등록 2021-02-26 09:52수정 2021-02-26 11:29

[책&생각] 책거리
부산에 가면 들르곤 하는 헌책방에서 마주친 책꽂이. 정택용 사진가
부산에 가면 들르곤 하는 헌책방에서 마주친 책꽂이. 정택용 사진가

쌓여 있는 100여 권의 책에서 골라내기부터 시작합니다. 서문과 맺음말, 출판사 자료 등을 읽어, 빠른 속도로 파악합니다. 1차 선별한 책을 펼쳐두고 회의를 시작합니다. 월요일은 이렇게, ‘책&생각’에서 다룰 책을 고릅니다. 책 읽고 기사 쓰는 화요일과 수요일이 후딱 지나고 마감일인 목요일이 닥쳐옵니다. 그렇게 한숨 쉬고 주말이 지나면 다시 월요일이 찾아옵니다.

때로 허기와 목마름을 느낍니다. 독자를 위해 지면을 장식할 책을 읽으면서도, 종종 곁눈질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랭스로 되돌아가다>(문학과지성사)로 잠시 곁길을 걸었습니다. 가난한 노동계급 부모한테 태어나 문예기자를 거쳐 각광받는 학자로 활동하는 디디에 에리봉의 책입니다. 노동계급 출신의 성 소수자 지식인으로 살아온 그가, 불화해온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과거를 더듬어나가는 여정이 펼쳐집니다. 스스로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복잡하고 때로 슬픈 갈등이 읽힙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역할을 하며 살아갑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종종 떠오르고, 누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때때로 피하고 싶습니다. 퀴어인권 활동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퀴어 정치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 사이로 그의 별명 ‘상큼한 김선생’과 ‘학교로 돌아갈’이라는 수식어가 보였습니다. 중학교 음악교사로 일했고 지난 총선에선 녹색당 비례대표로 뛰었다고 합니다. 마흔을 살지 못한 김기홍과 일흔을 바라보는 에리봉 사이에는 무엇이 놓여 있을까요? 김기홍의 책 <나는 퀴어입니다>(열셋)를 읽어봐야겠습니다.

김진철 책지성팀장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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