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히어로물 <블랙 위도우>로 돌아온 스칼릿 조핸슨.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 모두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게 됐습니다. 이런 점에서 <블랙 위도우>의 개봉은 시의적절한 것 같아요. 진짜 가족이 아니라 (영화처럼) ‘선택한 가족’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함께하고 싶은 가족과 액션을 보면서 함께 즐기고 위로받았으면 좋겠어요. 엠시유(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최고의 액션을 담았습니다.”
배우 스칼릿 조핸슨은 24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블랙 위도우>에 대해 이 같은 자부심을 피력했다. 마블 히어로 캐릭터인 블랙 위도우를 주인공으로 한 첫 솔로 무비 <블랙 위도우>는 마블스튜디오의 2021년 첫 액션 블록버스터로, 다음달 7일 오후 5시 전세계 동시 개봉한다. 자신의 성장 과정을 알게 된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릿 조핸슨)가 악의 근원인 ‘레드룸’과 벌이는 거대한 싸움을 화려한 액션에 담아냈다. 영화의 시기적 설정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사이에 해당한다.
<블랙 위도우>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나타샤는 다른 어벤저들과 달리 자신의 나약함을 직면하고 거기에서 강인함을 찾는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밝힌 그는 “<아이언맨2>에서는 남성 캐릭터에 리액션만 하는 캐리커처 같은 느낌이었다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완벽한 캐릭터로 등장했다. 그렇게 계속 진화해온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데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함께 자리한 케이트 쇼틀랜드 감독은 “나타샤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그의 심적 여정을 함께하는 것이 영화의 큰 구조였다”며 “액션 시퀀스는 스토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캐릭터가 내면을 돌아볼 수 있도록 시간과 노력을 들여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인생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라는 면에서 여성들이 공감할 것 같다. <블랙 팬서>나 <원더우먼> 같은 영화들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우리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우리 영화 덕분에 또 다른 다양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블랙 위도우>는 기존 마블 히어로물의 압도적 액션을 이어가면서도 여성의 자각과 활약에 초점을 맞춘 인상적인 영화다. 중간중간의 유머도 재미를 더한다.
24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 모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24일 오전 <블랙 위도우>의 케이트 쇼틀랜드 감독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조핸슨은 이번 영화에 제작자로도 참여했다. 그는 “큰 도전이었고 보람이 컸다. 사람들이 서로 의견을 내고 도전하면서 거기서부터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프로듀서가 할 일은 그 많은 의견을 조율하는 거다. 그런데 내가 그걸 잘하더라.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쇼틀랜드 감독은 “스칼릿 조핸슨은 스태프들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지대 역할을 해줬다. 마블스튜디오가 원하니까 이렇게 하자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우리가 진정성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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