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오리지널 팝> 표지. 그래서음악 제공
바야흐로 리메이크곡 전성시대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등에 쓰인 리메이크곡이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원곡이 새삼 재조명되기도 한다. 이런 일은 팝에서 더욱 비일비재하다. 리메이크곡을 원곡으로 착각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방대한 팝의 역사에서 원곡과 리메이크곡에 관해 정리한 책이 나왔다. 6일 출간된 <응답하라 오리지널 팝>(그래서음악 펴냄)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팝을 듣기 시작했다는 저자 류석원씨는 35년간 음악과 함께해왔다. 1996년 대기업에 입사한 그는 사내 방송반을 만들어 6년간 점심시간마다 음악을 트는 디제이를 하더니, 아예 회사를 나와 음악 관련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인터넷방송 디제이 등을 거쳐 지금은 서울 종로서적 음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992년 방송된 드라마 <아들과 딸>에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수전 잭스의 ‘에버그린’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국민 팝송’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여서 당연히 원곡인 줄 알았는데, 로이 오비슨의 1962년 발표 곡이 원곡임을 뒤늦게 알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흥미를 느껴 비슷한 사례들을 조사하다 보니 어느덧 책까지 내게 됐다.
책은 4장으로 이뤄졌다. 원곡으로 믿었는데 알고 보니 리메이크곡이었다는 노래를 소개한 ‘진정 난 몰랐었네!’, 원곡과 리메이크곡이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사례를 모은 ‘누가 먼저야?’, 리메이크곡이 유명해지면서 원곡이 주목받은 사례를 소개한 ‘구관이 명관이지!’, 원곡을 능가한 리메이크곡을 담은 ‘리메이크의 반란’으로 나눠, 모두 120곡에 대한 사연을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함께 풀어냈다. 책에 있는 정보무늬(QR코드)를 휴대전화로 찍으면 원곡과 리메이크곡을 비교해 들을 수도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