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스파이더맨’이라는 다차원 세계.
15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존 와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20년을 이어온 이 장수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팬들에게 건네는 감동의 종합선물세트다. 2002년 세상에 처음 등장한 토비 매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부터, 10년 뒤인 2012년 새롭게 나타난 앤드루 가필드 주연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2017년부터 시작한 톰 홀랜드 주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까지 9편에 걸쳐 이어져온 위대한 스토리를 집대성한 느낌이다. 모든 시리즈를 챙겨 본 팬들이라면 친밀감과 함께 가슴 벅찬 감격까지 느낄 수 있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영화의 시작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의 마지막 장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파이더맨과 대결했던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런홀)는 스파이더맨의 정체가 피터 파커라는 사실을 영상으로 남겼는데, 이것이 황색지 <데일리뷰글>을 통해 세상에 알려진다. 피터 파커와 스파이더맨에 대한 <데일리뷰글>의 악의적 보도가 잇따르고, 미국 정부는 2년 전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일을 재조사하기에 이른다. 자신의 정체가 알려진 탓에 숙모 메이(머리사 토메이)와 연인 엠제이(젠데이아 콜먼), 친구 네드(제이컵 바털론)가 피해를 입게 되자, 피터는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찾아가 시간을 되돌려달라고 부탁한다. ‘타임스톤’이 없어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던 스트레인지는, 세상 사람 모두가 스파이더맨이 피터라는 사실을 잊게 만드는 주문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윽고 주문을 외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거들던 피터의 실수로 ‘멀티버스’(다차원 세계)의 문이 열린다. 그 문을 통해 앞선 시리즈에서 스파이더맨을 위기에 빠뜨렸던 빌런(악당)들이 모두 한꺼번에 나타난다. 최초 시리즈의 고블린(윌럼 더포), 닥터 옥토퍼스(앨프리드 몰리나), 샌드맨(토머스 헤이든 처치)과 ‘어메이징’ 시리즈의 일렉트로(제이미 폭스), 리저드(커트 코너스)가 그들. 닥터 스트레인지는 주문을 외워 이들을 돌려보내려 하지만, 피터는 이들이 원래 있던 차원에서 이미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이들의 악함을 치료할 방법을 찾는다. 악당들의 선의를 믿는 피터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초반 스파이더맨과 엠제이가 같이 마천루 사이를 날아다니는 장면부터 시리즈 특유의 활공하는 쾌감을 선사하는 영화는, 닥터 옥토퍼스, 일렉트로 등과의 대결 장면에선 액션 70%, 유머 30% 비율로 안배해 말 그대로 ‘긴장’의 팽팽함(긴)과 풀어짐(장)의 조화를 이뤄낸다. 지루할 틈 없는 역대급 액션과 감동적 서사도 일품이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페이즈 4의 네번째 영화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예전 스파이더맨 영화 속 빌런들을 현 세계관으로 데려와 그들이 서로 팀을 이루게 만드는 설정을 통해 팬들의 향수를 만족시키는 영리한 영화다. 기존 시리즈를 섭렵한 관객이라면, 예전 작품들과 겹치는 대사들을 통해 문득문득 영화 속 또 다른 차원의 시간여행을 할 수도 있다. 기존 악당 중 유일하게 빠진 베놈(톰 하디)이 궁금한 관객이라면 쿠키 영상을 확인할 일이다. 후속작에서 스파이더맨과 베놈이 조우할 여지를 남긴다.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제공
지난 7일 화상으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 콜먼, 제이컵 바털론은 한목소리로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우리 모두를 한 단계 성장시켜준 소중한 작품”이라고 했다. 세 배우는 1996년생 동갑내기로,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 콜먼은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실제 연인이 됐다. 톰 홀랜드는 “전에 본 적 없는 액션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거다. 스포일러 탓에 자세히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그린 고블린과의 액션 시퀀스를 주목해달라”고 했다. 젠데이아 콜먼은 “이번 영화는 각 캐릭터가 어렵고 불편한 상황 속에서 성장하며 보여주는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8월 최초 공개된 티저 예고편이 24시간 만에 조회수 3억5500만건을 기록하는 등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반영하듯, 개봉 전날(14일 오전 기준) 예매량 53만9567장(예매율 93.9%)으로 같은 마블 영화 <이터널스>의 개봉 하루 전 예매량(30만6000여장)을 가뿐히 넘어서며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