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국내 불교계 정화운동을 주도한 선(禪)지식인으로, 1966~71년 대한불교조계종 2대 종정을 지낸 청담 큰스님(1902~1971·사진)의 열반 50주기를 맞아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스님이 출가한 사찰인 경남 고성군 연화산 옥천사의 성보박물관(주지·관장 종성 스님)에서 새달 3일까지 열리는 ‘인욕 불(佛) 청담’ 전이다. 지난해 11월24일 개막한 이 전시에서 옥천사와 서울 도선사, 수원 봉녕사, 구례 화엄사 등에서 소장한 고인의 유묵글씨들과 기록 자료 30여점을 볼 수 있다. 강고한 필력으로 써내려간 ‘불’자와 백운정사 편액, 신라시대 불교 성인 이차돈의 순교도 등 여러 작품이 처음 대중 앞에 공개됐다. 박물관 쪽은 “청담 선사의 선필은 초월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글자의 필획과 구조의 극단적인 대비 속에서 수행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전시장 들머리에서 청담 스님의 추모 영상이 상영되며, 절 경내 자방루에는 그의 삶을 한눈에 펼쳐 보여주는 사진전도 마련됐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옥천사 성보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