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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좀비 배우에게 무서운 표정연습…사람처럼 개별 특성 보이죠?”

등록 2022-02-21 08:59수정 2022-02-21 09:13

‘지금 우리 학교는’ 한성수·국중이 안무가
60여명 좀비 배우들 연기 지도 및 출연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좀비 안무를 맡은 한성수(왼쪽)·국중이 안무가를 17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만났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좀비 안무를 맡은 한성수(왼쪽)·국중이 안무가를 17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만났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좀비 움직임에서 새로운 포인트를 주기보다 좀비 배우들의 표정 연기에 신경 썼어요. 가령 눈 크게 뜨고 입 크게 벌리는 등 60여명 좀비 배우에게 가장 무서운 표정을 짓도록 일일이 트레이닝했죠.”(한성수 안무가)

“새로운 좀비 모션을 도입하면 틀을 벗어나 되레 좀비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고민했죠. 깨끗한(?) 좀비를 만들고 싶었어요.(웃음) 과하면 되레 우스꽝스러워 보이거든요. 과한 연기를 자제시켰죠.”(국중이 안무가)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은 15일간 전세계 넷플릭스 티브이(TV)쇼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적 인기 비결에는 ‘학원 좀비물’이라는 소재의 신선함과 함께 몸은 죽었으나 표정만은 살아 있는 좀비들이 주는 공포도 한몫하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60여명 좀비 배우들의 스승이자, 촬영 현장에서 이들에게 좀비 연기를 지도한 한성수(40)·국중이(39) 안무가를 만나 <지우학> 촬영과 관련된 뒷얘기를 들었다. 실제 <지우학>에 좀비로 출연해, 리얼한 연기를 시전한 두 안무가는 좀비 안무에 대한 열정으로 살아 있었다. 인터뷰는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진행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lt;지금 우리 학교는&gt;에서 좀비들이 등장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좀비들이 등장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글로벌 흥행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한성수 안무가는 “세계 1위라는데 기사로만 접하니까 저흰 아직 인기를 실감 못 하고 있다.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스태프들이 고생한 결과”라며 “안무팀의 입장에서 보면 <지우학>에서 처음 시도한 좀비 배우들의 표정 연습이 촬영할 때 좋은 장면으로 이어진 거 같다”고 했다. 케이(K)좀비의 신호탄이었던 영화 <부산행> 이후로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영화 <#살아있다> 등에서 좀비로 출연했던 한 안무가는 <지우학>을 통해 안무가로 데뷔했다.

학생 좀비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국중이 안무가는 “학생 좀비라고 해서 더 역동적이고 민첩한 좀비를 상상하진 않았다”며 “학생 좀비 외에도 교사, 건설 현장 인부 등 어른 좀비도 많이 나왔다. ‘학생이든 뭐든 좀비는 좀비다’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콘텐츠업계에 오기 전 댄스 코치로 일했던 국 안무가는 <킹덤> 시즌1 출연을 계기로 시즌2에선 안무가로 정식 데뷔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엠넷)의 출연진과 오랜 동료 사이라는 그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서 세 사자 가운데 하나로 모션캡처 연기를 하기도 했다.

영화 &lt;#살아있다&gt;에서 한성수 안무가(맨 앞 가운데)가 좀비 연기를 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살아있다>에서 한성수 안무가(맨 앞 가운데)가 좀비 연기를 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익숙함 속에서 더 무서움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새로움에 대한 고민이 없진 않았다. “극 초반 학교에서 첫번째로 감염된 학생 현주가 실험실에서 몸을 180도 뒤로 꺾는 장면은 저희가 감독님께 아이디어를 냈는데 ‘좋다’고 하셔서 찍게 됐거든요. 배우 두명이 상체와 하체를 반대 방향으로 나눠 찍은 뒤 편집과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멋진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었죠.”(한성수 안무가)

참고했던 작품은 없었을까? “<엑소시스트>부터 <월드워제트(Z)> <부산행>까지 좀비물을 비롯해 웬만한 공포영화는 다 봤어요. 원래 안 좋아하지만 일 때문에 봤죠.(웃음) 다만 저희는 사람처럼 좀비들도 개별 특성이 있었으면 싶었어요. 누구는 발작하고 누구는 벽에 머리를 찧고 누구는 꼬깔콘(라바콘)을 발에 끼고 걷는 식으로요. 그게 더 현실성 있다고 봤어요.”(국중이 안무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lt;지금 우리 학교는&gt;에서 좀비 안무를 맡은 한성수(왼쪽)·국중이 안무가를 17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만났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좀비 안무를 맡은 한성수(왼쪽)·국중이 안무가를 17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만났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부산행, 킹덤, 반도…한성수, ‘K좀비’ 흥행 이끈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56493.html

피칠갑한 좀비들이 득실대는 현장이지만 재밌는 순간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물엿과 식용색소로 만든 가짜 피를 입에 머금은 채 좀비 연기하다 컷이 나면 다들 ‘쩝쩝’대면서 피를 뱉거나 먹곤 하는 거예요.(웃음) 방금 전까지 좀비 흉내를 내다 컷 하면 바로 아무렇지도 않게 말이죠. 사실 피 맛이 달거든요. 너무 먹으면 입맛이 없을 법도 한데, 다들 밥은 잘 먹었어요.(웃음)”(한성수 안무가)

경력직 좀비 40명, 신입 좀비 20명이 안무팀에 배속돼 함께 작업했다는 한 안무가는 “감독님을 비롯한 연출부, 무술팀 등 모든 제작진이 안무팀을 엄청 신경 써줬다”며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부산행>과 <킹덤>의 안무가였던 전영 안무가가 좀비 안무로는 국내 1인자거든요. 그에게 꼭 남기고 싶은 말이 있어요. ‘기다려라. 전영. 내가 간다.’(웃음)”(국중이 안무가)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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