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청춘스타서 글로벌 배우까지…이정재의 연기인생 30년

등록 2022-02-28 12:38수정 2022-02-28 14:12

한국배우 최초 미 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
멜로·사극·액션·코믹 넘나드는 연기의 광폭
잘 생긴 배우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의 길
첫 연출작 ‘헌트’에서 정우성과 호연 기대
2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티브이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티브이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배우 이정재가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배우조합(SAG)으로부터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30여년 연기인생의 또 다른 전성기를 맞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그에게 글로벌 배우의 입지와 전세계적인 명성을 안겼지만, 사실 그는 청춘스타로 출발해 멜로와 사극, 액션, 코믹을 넘나드는 연기의 폭을 지닌 드문 배우였다.

이정재는 21살 때인 1993년,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했다. 당시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하다 ‘스타제조기’로 불린 배우 겸 디자이너 하용수씨에게 발탁돼 연예계에 입문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의 첫 영화는 배창호 감독이 연출한 <젊은 남자>(1994)지만, 그를 벼락스타로 만든 작품은 에스비에스 국민드라마 <모래시계>(1995)였다. 목숨을 바치면서 윤혜린(고현정)을 지키는 보디가드 백재희 역할로 그는, 여성들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며 일약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국민드라마로 불린 에스비에스 &lt;모래시계&gt;에서 백재희 역할로 출연한 이정재. 한겨레 자료
국민드라마로 불린 에스비에스 <모래시계>에서 백재희 역할로 출연한 이정재. 한겨레 자료

절친인 정우성과 함께 출연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lt;태양은 없다&gt; 스틸컷. 한겨레 자료
절친인 정우성과 함께 출연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태양은 없다> 스틸컷. 한겨레 자료

군복무 뒤 <불새>와 <박대박> 같은 영화에 출연하던 그에게 또 한번의 도약의 계기가 찾아왔다. 정우성과 함께 출연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태양은 없다>(1999)가 그것. 이 영화에서 그는 삼류 양아치 홍기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내며 눈부신 외모에 비해 연기력은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는 그에게 청룡상과 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안겼다. 이 영화로 평생지기가 된 정우성은 당시 그에 대해 “그전에 나왔던 남자 배우들과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였다. 신인이었는데, 신인 느낌이 안 들 정도로 한 배우의 내면에서 뿜어져나오는 아우라가 있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lt;도둑들&gt; 스틸컷. 쇼박스 제공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 스틸컷. 쇼박스 제공

이후 이정재는 <이재수의 난>을 비롯해 <인터뷰> <순애보> <흑수선> <선물> <오, 브라더스> <태풍> 등 사극부터 멜로와 한국형 블록버스터까지 10여년 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의 폭을 확장했지만,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성공한 작품은 드물었다. 첫 번째 슬럼프가 찾아온 순간이었다.

‘한물간 배우’라는 시선이 지배적일 때, 그는 임상수 감독의 <하녀>(2010)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이어 2012년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에서 비열한 ‘뽀빠이’ 역할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 대열에 합류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듬해인 2013년에는 박훈정 감독의 느와르 영화 <신세계>를 통해 대중에게 다시금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경찰 신분을 숨기고 폭력조직에 가담한 이자성역으로 위태로운 캐릭터의 내면을 인상적으로 연기하며 자신의 건재를 증명해 냈다.

박훈정 감독의 느와르 영화 &lt;신세계&gt;에서 이자성 역할로 출연한 이정재. NEW 제공
박훈정 감독의 느와르 영화 <신세계>에서 이자성 역할로 출연한 이정재. NEW 제공

같은해 개봉한 한재림 감독의 영화 <관상>에선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려는 수양대군 역할로 출연해 그동안의 캐릭터들을 갈아 엎으며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시전했다. 압도적인 수양대군 등장신으로 회자되는 이 영화의 출연을 먼저 제안한 한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이정재는 현장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과 철두철미함으로 매번 나를 깜짝 놀라게 하는 성실한 배우였다”고 그를 평가했다.

2015년 최동훈 감독과 두번째 작업한 영화 <암살>에서 그는 독립운동가에서 친일파로 변절한 염석진 역할로 또 한번 연기변신에 성공하기에 이른다. 역할을 위해 15kg이나 감량을 했다는 그를 두고 최 감독은 “시나리오에 있는 캐릭터보다 훨씬 더 창의적으로 캐릭터를 해석해서 나를 놀라게 한 장본인”이라고 추켜세웠다.

그와 함께 <인천상륙작전>(2016)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은 “진정한 배우를 만나면 나는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정재씨가 바로 그 진정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는 정제된 아름다움과 집중력, 그리고 지성을 갖춘 배우”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재림 감독의 영화 &lt;관상&gt;에서 수양대군 역할로 출연한 이정재. 쇼박스 제공
한재림 감독의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 역할로 출연한 이정재. 쇼박스 제공

최동훈 감독의 영화 &lt;암살&gt;에서 친일파로 변절한 독립운동가 염석진 역할로 출연한 이정재. 쇼박스 제공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에서 친일파로 변절한 독립운동가 염석진 역할로 출연한 이정재. 쇼박스 제공

30년차 배우이면서도 <오징어 게임> 촬영 당시 캐릭터에 몰입하느라 촬영장에서 말이 없었다는 그는 올해 개봉할 첩보영화 <헌트>를 통해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은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lt;오징어 게임&gt; 중 한 장면. 왼쪽부터 배우 박해수, 이정재, 정호연. 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중 한 장면. 왼쪽부터 배우 박해수, 이정재, 정호연. 넷플릭스 제공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서울어린이대공원 땅밑에 조선시대 말 목장이 묻혀 있었다 1.

서울어린이대공원 땅밑에 조선시대 말 목장이 묻혀 있었다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2.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뉴진스 “새 활동명 공모” 이름 버릴 각오, 하이브에 소송전 선포 3.

뉴진스 “새 활동명 공모” 이름 버릴 각오, 하이브에 소송전 선포

‘코미디·오컬트·로맨스’ 박 터지는 설 극장가 누가 웃을까 4.

‘코미디·오컬트·로맨스’ 박 터지는 설 극장가 누가 웃을까

뮤지컬이 된 ‘100층짜리 집’…일본 원작자 “기발하고 놀랍다” 5.

뮤지컬이 된 ‘100층짜리 집’…일본 원작자 “기발하고 놀랍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