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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시원하게 한번에? 궁금하게 나눠서? OTT ‘개봉 전쟁’

등록 2022-03-07 08:59수정 2022-03-07 10:14

해외·토종 플랫폼 늘면서 경쟁 치열
오리지널 시리즈 공개전략 다각화
구독자 끌어들이고 이탈 막기 고민
전편 일괄 공개냐, 순차 공개냐.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업체부터 웨이브·티빙·왓챠 같은 토종 업체까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업체들의 오리지널 시리즈 공개 전략에 눈길이 쏠린다. 전편 일괄 공개 방식을 취하던 오티티가 일부 순차 공개를 시도하거나, 반대로 순차 공개 방식을 취하던 오티티가 전편 일괄 공개를 시도하는 등 전략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다. 오티티 춘추전국시대, 콘텐츠 범람에 따라 플랫폼별로 시리즈 특성과 이용자 편의, 지식재산권(IP) 보유 여부 등에 기반해 기존 전략을 변경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시즌4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 시즌4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기묘한 이야기> 시즌4를 오는 5월 파트1과 7월 파트2로 나눠 공개할 예정이다. 시즌 전편 일괄 공개 전략으로 ‘몰아보기’ 개념을 만들어낸 넷플릭스로선 이례적인 방식이다. 세계 2위를 기록했던 범죄 스릴러 <종이의 집> 최종 시즌(파트5)을 지난해 9월과 12월에 걸쳐 5편씩 나눠 공개한 것에 이어 두번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이른바 ‘록인’(잠금) 효과를 노린 ‘시즌 쪼개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시리즈의 한 시즌을 파트 1, 2로 나눠 공개하면 넷플릭스로서는 추가 비용 없이 사실상 한 시즌을 더 만든 셈이 된다”며 “충성도 높은 시리즈로 구독자를 붙잡아두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티티 전성시대로 볼 게 너무 많아진 탓에 일괄 공개의 메리트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 한 번에 공개해도 다 못 보는 구독자가 많아진 상황에서 간격을 두고 공개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이에 대해 넷플릭스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콘텐츠의 성격과 내용, 이용자들의 편의성 등을 두고 창작자와 논의해 공개 방식을 결정한다”며 이번 결정이 ‘시즌 쪼개기’ 전략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시리즈 제작자인 맷 더퍼와 로스 더퍼도 이전 시즌에 비해 대본량과 러닝타임이 길어져 두 파트로 나눠 공개하게 됐다는 취지의 설명을 한 바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솔로지옥>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오리지널 시리즈의 경우 전편 일괄 공개를 해왔다.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가 북미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기존 방송사나 케이블티브이(TV)보다 훨씬 더 저렴한 요금제로 ‘빈지뷰잉’(몰아보기)이 가능했던 점이 주효했다.

사실 제작·마케팅 홍보 전략 관점에서 전편 공개가 영화 시스템이라면, 순차 공개는 방송 드라마 시스템이다. 미국과 달리 사전제작이 자리잡지 못한 한국 콘텐츠 여건에서 전편 공개는 말처럼 쉽지 않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트레이서> 시즌2 포스터. 웨이브 제공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트레이서> 시즌2 포스터. 웨이브 제공
이런 점에서 순차 공개를 해오던 토종 오티티 웨이브의 도전은 이채롭다. 웨이브는 지난달 18일 오리지널 시리즈 <트레이서> 시즌2 전편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시즌1은 <문화방송> 금토 드라마로 방영되는 주기에 맞춰 순차 공개했지만, 시즌2는 다른 공개 전략을 택한 것이다.

<트레이서> 시즌2는 공개 직후 주말 시청 1위를 기록한 건 물론, 신규 가입자 시청률 1위 콘텐츠에 등극했다. 시즌2 공개 첫날 신규 유료회원 시청 비중은 약 30%나 됐다. 시즌1 공개 첫날에 견줘 약 두배 이상의 신규 유료 가입자 견인 효과를 낸 것이다. 웨이브 쪽은 “순수 오리지널 작품인 <트레이서>에 각기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며 “시즌1은 동시간 방송 편성을, 시즌2는 방송 전에 오티티에서 선공개하는 방식을 통해 시청효과를 높었다”고 했다.

공개 방식 변화는 다른 오티티에서도 감지된다. 허승 왓챠 이사는 “일시 공개와 순차 공개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왓챠는 그동안 독점작들을 전편 일시 공개해 왔었는데 최근 <좋좋소>, <시맨틱에러> 등 오리지널 콘텐츠들에 대해서 순차 공개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공개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 포스터. 디즈니플러스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 포스터. 디즈니플러스 제공
이처럼 일부 오티티들이 공개 전략에 변화를 꾀하는 것과 달리, 기존 공개 전략을 고수하는 오티티도 있다. 글로벌 2위 업체인 디즈니플러스는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너와 나의 경찰수업>과 <그리드> 모두 매주 1회씩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마블 시리즈 <호크아이> 등 거의 모든 콘텐츠를 이런 방식으로 공개한다. 디즈니플러스 관계자는 “디즈니는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품 공개 시기 및 방식 등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토종 오티티 티빙도 매주 순차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박종환 티빙 홍보팀장은 “인기를 모은 <여고추리반>과 <술꾼 도시 여자들>은 매회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돼 있어 순차로 공개하게 됐다”며 “<여고추리반> 시즌2는 추리물이다 보니 스포일러가 싫다는 의견이 많아 실시간 방송처럼 라이브로 방영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전편 공개와 순차 공개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 도시 여자들>. 티빙 제공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 도시 여자들>. 티빙 제공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는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와 달리 순차 공개 전략을 취하는 이유는 마블·스타워즈·픽사·20세기폭스 등 보유한 콘텐츠 아이피가 많아 선택지가 다양한데다, 후발주자로서 순차 공개 기간 내내 화제를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일 것”이라며 “반대로 넷플릭스는 아이피를 쌓아오는 과정에서 전편 공개라는 물량 공세를 이어왔지만, 이제 보유 아이피가 어느 정도 쌓인 만큼 공개 방식을 다각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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