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영국 런던의 트래팔가 광장에 마련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마블 스튜디오에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처음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어두운 버전이 될 거란 얘기가 있었다.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영화 중 가장 무서운 영화가 될 거다. 호러 요소가 들어가서 샘 레이미 감독에겐 촬영 현장이 마치 놀이터와 같은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너무 재미있고, 배우 입장에서는 바로 리액션을 잘 해줘서 연기하기 즐거웠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공포영화 대가인 샘 레이미 감독과 마블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함께 작업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기자간담회에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페이지4 포문을 여는 영화라 감독은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해 탁월한 통찰력과 끈을 갖고 가야 했다. 그런 점에서 샘 레이미가 잘 해줬다.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명확하게 전해줄 거고, 여러 가지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4일 전세계 동시개봉하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의 초강력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를 주인공으로 한 6년 만의 속편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보였던 멀티버스(다층세계)를 소재로 끝없이 펼쳐지는 다차원의 균열과 뒤엉킨 시공간을 그린 수퍼내추럴 스릴러 블록버스터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비롯해 엘리자베스 올슨, 베네딕트 웡, 레이첼 맥아담스, 치웨텔 에지오포, 소치틀 고메즈 등이 출연했다. 토비 맥과이어의 1세대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연출한 공포영화의 거장 샘 레이미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2일 오전 진행된 마블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한국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날 엘리자베스 올슨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하면서 혼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닥터 스트레인지2>를 기대해도 좋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번 엠씨유(MCU) 페이즈4의 게이트 역할을 한다. 그 중심에 영광스럽게 설 수 있게 됐다. 내가 이렇게 큰 역할을 맡아 기쁘다. 많은 도전도 있었고 멀티버스 환경에 들어가 실험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재미있었다. 극장에서 보면 영상이 너무 아름답다. 꼭 큰 스크린에서 확인해달라. 여기에 ‘현실에서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복잡하고 철학적인 질문도 영화는 던지고 있다. 고심하고 질문 던지고 탐구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영화를 통해 어마어마한 재미를 느낄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시공간이 뒤엉키면서 여러 시기의 닥터 스트레인지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선 “닥터 스트레인지가 원래 다층적인 인물이었는데, 멀티버스라고 하는 도구를 사용해서 더욱 여러 버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가 선택한, 그의 결정에 따라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많은 가능성과 결과를 비주얼적으로 경험하게 됐다. 연기하면서 흥미로웠다”고 했다. 또 “저 자신과 스크린을 공유하면서 연기하는 게 신기함 경험이었다. 솔로 무비에서는 캐릭터 진화와 여정이 중요하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진화 버전을 여러 개로 보여줘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누구인지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4일에 개봉하는 마블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마블영화 팬들이 많은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도 피력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한국이 너무 그립다. 지난번 한국을 방문했을 때 너무 즐거웠는데 이번에 대면하지 못해 아쉽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한국영화는 기회를 주신다면 참여하고 싶다. 세계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이 있고, 전세계에서 한국영화는 큰 영향력이 있다. 또 제가 한국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꼭 한 번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자신의 집에 머물도록 한 것으로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한 외신과 한 인터뷰에서 그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의 상황을 매일 지켜보고 있다”며 “저는 그들이 겪은 혼란 후에 그들에게 약간의 안정을 주고 싶다. 그리고 그들은 제 집 안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를 피력하며 우크라이나 난민을 일반 가정에 수용하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집’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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