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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고 ‘미남불상’, 국보 된다

등록 2022-05-03 16:02수정 2022-05-04 10:18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국보 지정 예고
안중근 유묵·정조 한글편지 등 보물 지정 예고
국내 최고의 미남불로 꼽히는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보물에서 국보로 격상된다. 문화재청 제공
국내 최고의 미남불로 꼽히는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보물에서 국보로 격상된다. 문화재청 제공
한국 최고의 ‘미남불상’이 나라의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고려 후기인 14세기 중엽에 만든 충남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과 복장 유물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장곡사 약사불상은 그동안 미술사학계와 불상 애호가들 사이에서 국내 옛 불상들 가운데 용모가 가장 빼어난 미남불로 꼽혀왔는데,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지 59년 만에 국보로 격상되는 경사를 맞았다.

장곡사 불상은 약 그릇(약합)을 들고 병든 중생을 치료하고 위로해주는 약사여래 도상을 세밀하게 빚어낸 작품이다. 온화한 미소가 어린 미소년의 준수한 풍모에 원만한 비례감이 돋보이는 체형, 정교하게 새긴 가사 장식 등이 돋보인다. 고려 후기의 유일한 금동약사불상이며, 단아하고 정제된 당대 조각물의 흐름을 단적으로 담아낸 걸작으로 평가된다.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몸체 안에서 나온 비단폭 발원문의 일부분. 훗날 공민왕이 되는 왕족 왕전이 발원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몸체 안에서 나온 비단폭 발원문의 일부분. 훗날 공민왕이 되는 왕족 왕전이 발원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문화재청 제공
불상 안에서는 10m 넘는 비단폭에 부처에게 비는 소망을 적은 발원문이 나왔는데, 이 유물 또한 불상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려 충목왕 2년(1346)이란 제작 시기가 적혀 있어 고려 후기 불상의 절대 연대를 제시할 뿐 아니라 시주자, 발원자 등 1117명 이름도 표기돼 당대 사회상을 알려주는 희귀 자료로도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훗날 공민왕이 된 왕족 왕전과 귀족 부인, 무관, 일반 백성의 이름이 고루 적혀 있어 불자들이 계층을 초월해 불상 제작 과정에 동참했음을 일러준다. 인명 가운데는 당대 몽골제국 영향으로 시중에 유행한 몽골식 이름 ‘바얀테무르’(伯顔帖木兒), ‘금타이지’(金朶兒只) 등도 보여 더욱 이채롭다.

학계는 발원문을 쓴 승려 백운을 1377년 간행된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엮은 백운 경한과 같은 인물로 추정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장곡사 약사여래좌상과 복장 유물은 미술사나 불교사뿐 아니라 역사 기록 속에서 찾을 수 없는 14세기 중반 고려사회의 시대상을 생생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국보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아울러 조선시대 최고의 성문 법전 <경국대전>(經國大典) 3건과 19세기 제작된 전통 천문도와 서양 천문도의 합작 병풍 <신구법천문도>(新舊法天文圖), 18세기 정조 임금이 어린 시절부터 왕위에 오른 뒤까지 쓴 ‘어필 한글편지첩’, 1910년 3월 안중근 의사가 순국 직전 쓴 ‘황금백만냥불여일교자’(黃金百萬兩不如一敎子) 등 글씨 5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국보와 보물로 지정 예고한 문화재 11건은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들은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가 확정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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