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헤일로> 스틸컷. 티빙 ‘파라마운트플러스 브랜드관’에서 볼 수 있다. 티빙 제공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파라마운트플러스가 토종 오티티인 티빙을 통해 16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처럼 독자 플랫폼을 론칭하는 방식이 아닌, 티빙 내 브랜드관을 여는 식으로 안전한 진출을 꾀한 것이다. 최근 케이티(KT)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한 티빙이 파라마운트플러스와 손을 잡으면서 국내 오티티 시장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티빙과 파라마운트플러스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어 파라마운트플러스가 아시아 최초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배경과 두 회사의 시너지 전략, 향후 2년간 7편의 케이(K)콘텐츠 제작 등의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마크 스펙트 파라마운트플러스 중앙·북유럽 및 아시아 총괄대표, 양지을 티빙 대표, 박이범 파라마운트 아시아 사업 및 스트리밍 대표, 파라마운트플러스와 티빙의 공동투자작인 드라마 <욘더>의 이준익 감독 등이 참석했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파라마운트X티빙’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마크 스펙트 파라마운트 중앙·북유럽 및 아시아 총괄대표가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티빙 제공
스펙트 총괄대표는 “한국은 콘텐츠와 오티티 비즈니스 모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활기 넘치는 시장”이라며 “한국 진출은 파라마운트의 사업 방향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와 같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티빙과의 파트너십에 대해선 “씨제이이엔엠(CJ ENM)과의 파트너십은 단순히 티빙을 통해 파라마운트플러스를 출시하는 것만이 아닌, 오리지널 시리즈 및 영화 공동 제작, 콘텐츠 라이센싱 및 배포를 아우르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티빙처럼 한국의 핵심 주자와의 파트너십을 활용한 것은 서비스 확장을 위한 선구적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트리밍 시장에서 아시아는 미래를 주도할 가능성의 대륙”이라며 “아시아는 풍성한 역사와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문화를 보유한 지역으로, 영감과 재미를 주는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말까지 60개국에 진출할 예정인 파라마운트플러스는 한국에 이어 내년에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인도에 진출한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파라마운트X티빙’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준익 감독이 파라마운트와 티빙의 공동 투자로 제작되는 시리즈 <욘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티빙 제공
이날 행사에는 이준익 감독의 첫 오티티 진출작이자 파라마운트플러스와 티빙의 공동 투자작인 드라마 <욘더>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는 가까운 미래, 죽은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올 하반기 티빙과 파라마운트플러스를 통해 국내와 전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전세계 동시 공개를 두고 “두렵다”고 너스레를 떤 뒤 “제가 만든 이야기가 전세계에 공개된다니 기대감이 들기도 한다”며 웃었다. 파라마운트플러스는 <욘더> 공개를 시작으로 향후 2년 동안 한국 콘텐츠 7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또 자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글로벌 프랜차이즈 작품을 한국 작품으로 리메이크하는 작업 등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파라마운트X티빙’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박이범 파라마운트 아시아 사업 및 스트리밍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티빙 제공
박이범 파라마운트 아시아 사업 및 스트리밍 대표는 “한국뿐 아니라 (오티티 시장에서는) 로컬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티빙은 오랜 시간 쌓은 데이터가 있고 한국 소비자를 잘 알아서 가장 좋은 파트너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의 인기를 바탕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이 파라마운트플러스를 찾도록 하겠다”며 “현재 파라마운트플러스 글로벌 가입자는 4000만명인데 2024년까지 1억명 도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파라마운트X티빙’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양지을 티빙 대표가 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티빙 제공
티빙 역시 파라마운트플러스와의 제휴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를 전세계에 소개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파라마운트플러스에서 그런 역할을 기꺼이 해주겠다고 했다”며 “파라마운트플러스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오티티 플랫폼) 1위가 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유료 고객 1000만명을 확보하고 싶다.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파라마운트X티빙’ 미디어데이 행사에 파라마운트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헤일로>의 출연 배우인 하예린(왼쪽)과 공정환이 참석한 모습. 티빙 제공
티빙 ‘파라마운트플러스 브랜드관’에서는 한국 배우 하예린과 공정환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게임 원작의 에스에프(SF) 블록버스터 시리즈 <헤일로>를 비롯, 25년 전 사건을 파헤치는 스릴러 <옐로우재킷> 등 최신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미션 임파서블> <탑건> <트랜스포머> <대부> <포레스트 검프> 등 파라마운트픽쳐스의 대표작도 관람할 수 있다. 또 <시에스아이>(CSI) <엔시아이에스>(NCIS) 등 <시비에스>(CBS) 인기 드라마 시리즈, <스폰지밥> <사우스 파크> 같은 애니메이션, <엠티브이>(MTV)의 영 어덜트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티빙 베이직 요금제(7900원) 이상 가입자라면 추가 비용 없이 이용 가능하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