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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500살 ‘우영우 팽나무’ 나라가 지키나…천연기념물 지정 조사

등록 2022-07-25 11:58수정 2022-07-27 12:12

문화재청 현지 조사 예정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창원 북부리 팽나무. 문화재청 제공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배경으로 등장하는 창원 북부리 팽나무. 문화재청 제공
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NA)에 가상 지역인 경해도 기영시 소덕동 마을을 지키는 천연기념물 고목으로 등장해 화제를 낳은 ‘소덕동 팽나무’가 실제로도 천연기념물이 될 수 있을까. 정부 당국이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수 있을지를 파악하기 위해 현지 조사를 벌이기로 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문화재청은 최근 드라마 <…우영우>에 등장한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 팽나무의 자연유산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 분과 위원들과 함께 조만간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25일 발표했다. 드라마에서 마을을 품어안는 거대한 노목인 팽나무의 인상적인 모습이 부각되면서 대중의 시선을 모았고, 규모나 모양새, 나이(수령) 등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학계 의견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팽나무에서 마을을 조망한 풍경. 문화재청 제공
팽나무에서 마을을 조망한 풍경. 문화재청 제공
팽나무 아래 가까이서 바라본 모습. 문화재청 제공
팽나무 아래 가까이서 바라본 모습. 문화재청 제공
북부리 팽나무의 나이는 500살 정도로 추정한다. 주변 경관이 트여있는 북부리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높이가 16m, 나무 둘레가 6.8m이며 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수관 폭)이 27m에 달해 어른 4~5명이 둘러쌀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2015년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경남 고성 금성리 팽나무에 이어 국내 팽나무 가운데 두번째로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라마에서 팽나무는 소덕동 마을을 지켜온 당산나무로 나온다. 마을 한가운데를 큰 도로가 관통하는 건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도로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소송을 맡아달라고 우영우 변호사가 일하는 로펌에 요청한다. 애초 회의적이던 로펌 변호사들은 팽나무 아래 펼쳐진 마을 풍경을 보고 소송을 맡기로 결정한다. 팽나무는 도로 건설로 마을이 두 조각 날 위기 상황에서 마을을 지켜내는 구실을 한다.

드라마 방영 뒤 마을에는 관광객 발길이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을 쪽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팽나무 가는 길’이라고 적은 안내 표지판을 걸었고, 우영우를 연기한 배우 박은빈은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이 팽나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렸다.

마을 담벼락에 붙은 안내 팻말. 문화재청 제공
마을 담벼락에 붙은 안내 팻말. 문화재청 제공
현재 국내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팽나무는 경북 예천 금남리 황목근과 전북 고창 수동리 팽나무에 불과해 북부리 팽나무의 지정 여부는 수목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쪽은 “전문가들과 나무의 역사와 생육상태 등을 파악하고 마을 주민, 지자체와 함께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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