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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K컬처 입문서] 이것만 알아도 ‘대중문화 문외한’ 탈출

등록 2022-09-10 09:00수정 2022-09-10 10:37

음악, 드라마, 웹예능, 웹소설 등
K콘텐츠, 전 세계 문화 선도 시대
관심 없던 이들도 ‘뭐 좀 아는 사람’ 되는
분야별 필수 항목 추천…명절에 섭렵하자!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한국 음악이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고, 한국 드라마가 ‘에미상’’까지 받았다. 케이(K)컬처가 전 세계 문화의 중심에 섰다. 한국 웹툰과 웹소설도 분야별 시장에서 쑥쑥 커가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이용자 수는 1억8천만명에 이른다. 이런 흐름이 뮤지컬 등 다른 장르로 번질 날도 머지않았다.

이는 케이컬처가 더는 젊은층만의 즐길 거리가 아니라는 뜻도 된다. 대중문화에 관심 없던 이들도 뉴스를 통해 <기생충>이나 봉준호, 방탄소년단, <오징어 게임>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이젠 거기서 한 발 더 들어가 보자는 얘기다. 명색이 케이컬처 시대인데 우리 대중문화에 대한 기본 지식은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방탄소년단은 알지만 곡은 모른다? 웹소설, 웹툰 대표작은 뭐가 있을까? 관심 없던 이들도 ‘뭐 좀 아는 사람’인 척할 수 있는 분야별 필수 항목을 추천한다.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빅히트 뮤직 제공

■ K팝―방탄소년단 & 블랙핑크 이재익 SBS 라디오 PD 추천

10대 딸이 “아빠 케이팝 가수 중에 누가 좋아?”라고 물으면 어렵게 생각 말고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말하자. “너무 식상하지 않느냐”고? 이건 어디까지나 <초보자용>임을 명심하자.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한국을 대표하는 케이팝 가수들이다. 중요한 건 어떤 곡을 알아두느냐의 문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곡은 당연히 파악해야 하지만 여기서 끝내지는 말자.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곡, 그리고 이재익 피디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곡까지 섭렵하면 ‘방탄 좀 아는 어른’, ‘블핑 좀 아는 어른’처럼 보일 수 있다. 자, 귀를 열어보자.

<방탄소년단>

케이팝을 거론할 때 이들의 이 곡들을 얘기하면 중간은 간다.

1. ‘페이크 러브’ / 아미들의 방탄에서 전 세계의 방탄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2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유튜브 1억뷰 최단시간 기록을 세우며 세계 최강 팝밴드임을 보여준 곡이다.

3. ‘다이너마이트’ / 총천연색으로 팡팡 터지는 뮤비처럼 방탄의 모든 것이 집약된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다.

어? 뭣 좀 아는데? 소리 들을 수 있다.

1. ‘00:00’ / 지친 하루의 끝, 지친 영혼의 마디마디를 주물러주는 손길 같은 노래. 방탄소년단의 음색이 돋보인다.

2. ‘픽스 유’ / 콜드플레이의 노래를 방탄이 부른 영상. 이후 두 팀은 함께 작업한 노래 ‘마이 유니버스’로 빌보드 1위를 차지한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곡. ‘찐아미’ 도전해도?

1. ‘낫 투데이’ / 톰 크루즈가 말했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나 대신 전투기를 조종하는 날이 오겠지만 ‘낫 투데이’, 오늘은 아니라고. 우리 모두를 위한 방탄의 응원가 혹은 생활 군가다. 방탄소년단이 주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이것이 방탄소년단이구나!

2. 슈가 솔로곡 ‘대취타’ / 멤버들의 솔로곡이 다 훌륭한데 그중에서 지민의 '필터'와 한참 고민하다가 선택했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성과 케이팝스타라는 것이 한꺼번에 보인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압권이다.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블랙핑크>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은 대표곡이다. 케이팝을 거론할 때 이들의 이 곡들을 얘기하면 중간은 간다.

1. ‘코첼라 페스티벌’ 라이브 영상 / 이 시대 최고의 팝스타들을 압도하는 블랙핑크를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곡이다. 블랙핑크 좀 아네? 소리 들을 수 있다.

1. ‘프리티 세비지’ / 고양이처럼 우아하게 다가와 굴복시키는 노래. 블랙핑크의 상반된 이미지가 한꺼번에 확 온다.

2. ‘온 더 그라운드’ / 멤버들의 솔로곡 중에 고른 로제의 노래. 여자 가수 한정 ‘아이유가 최고’라는 확신을 흔들리게 하였다.

김원석 피디. 티브이엔 제공
김원석 피디. 티브이엔 제공

■ K드라마―김원석 감독 정덕현 드라마평론가 추천

김원석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곧 한국 드라마의 성장이다. 김원석 감독과 그의 작품만 마스터해도 한국 드라마 흐름을 절반은 따라간 것과 다름없다.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와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그의 작품 세계를 느끼면서 차기작을 감상해보는 기회도 곧 오겠다.

1. 김원석 피디를 알려면?

<성균관 스캔들>은 남장여자 콘셉트의 팩션사극이다. 웹소설 원작의 팩션사극이 사극에서 또 하나의 흐름이 되는데 중요한 전기를 만들었다. <미생>은 성공한 웹툰 원작의 성공적인 리메이크 드라마다. 직장인의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시그널>은 판타지와 스릴러 장르가 더해진 작품으로 스릴러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나의 아저씨>는 <미생>과는 또 다르게 이 시대를 사는 중년 남성들의 섬세한 심리를 파고든 휴먼드라마이다. <아스달 연대기>처럼 수치에서 실패한 작품에서도 그가 연 세계는 드라마사에 중요한 진화와 성장을 그려냈다.

2. 그와 작업한 작가만 알아둬도

김원석 감독의 작품을 훑어보면 현재 한국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작가군을 만날 수 있다. <시그널> 김은희 작가, <나의 아저씨> 박해영 작가, <아스달 연대기> 김영현, 박상연 작가, 현재 작업을 준비 중인 임상춘 작가 등이다. 김원석 감독이 협업을 통해 만든 작품에는 이들 작가가 가진 장점들이 잘 녹아 있다. 이들이 김원석 감독과 함께 만든 작품은 이 작가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시그널>로 그 매력을 알게 된 김은희 작가의 <킹덤>을 찾아보거나, <나의 아저씨>로 알게 된 박해영 작가의 <나의 해방일지>를 보는 식이다.

봉준호 감독.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봉준호 감독.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 K영화―봉준호 감독 윤필립 영화평론가 추천

케이무비의 시작이라면 작품은 <기생충>, 인물은 ‘봉준호 감독’이겠다. 봉준호 감독하면 <기생충>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을 떠올린다. 말하자면 기본 4종 세트. 그러나 진짜 봉준호에 대해 안다고 말하려면 이 작품을 알아둬야 한다.

1. 봉준호 작품 세계 알고 싶다면? 데뷔작 2000년 <플란다스의 개>

거장 봉준호의 시작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데뷔작치고는 엄청 과감하고 색깔이 분명하다. 관점이 독특하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이 작품부터 지금의 봉준호가 보였다. 송강호가 이 영화를 보고 반해 당시 신인이었던 봉준호 감독한테 먼저 말을 걸었다고 하지. 봉준호 감독을 보고 ‘봉테일’ ‘봉테일’하는데, 그 이유를 이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다.

2. 그리고 4종 세트를 보자. <기생충>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플란다스의 개’. 제작사 제공
‘플란다스의 개’. 제작사 제공

웹소설 &lt;재혼황후&gt;. 네이버 제공
웹소설 <재혼황후>. 네이버 제공

■ K웹소설·웹툰―재혼황후 등고나무 팩트스토리 대표

웹소설계는 작품으로 통한다. 작가 이름보다는 화제작을 술술 내뱉는 것이 관심도와 비례한다. 그런 점에서 이 세 작품을 기억하자. 웹소설계의 대표작이자 메가히트작, 그리고 종이책과 다른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웹소설의 특징이라하면, 모바일 판형을 고려한 빠른 전개와 고구마는 덜 먹고, 사이다는 시원하게 들이키는 전개 등이다. 세 작품 모두 원소스 멀티유스의 대표작들이다. 웹소설 이후 웹툰,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다양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1. 알파타르트 작가 <재혼황후>

노예와 사랑에 빠진 황제가 이혼을 요구하자, 옆나라 황제와 재혼을 선언하는 당찬 황후 ‘나비에’ 이야기로, 웹소설 입문작으로 불린다. 2018~2020년 연재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오디오 드라마로도 연재됐다.

2. 추공 작가의 <나혼자만레벨업>

게이트물 현대판타지소설을 유행시킨 작품. 2016~2018년 연재했다.

3. 싱숑 작가의 <전지적 독자시점>

회사원 김독자가 자신이 10년 넘게 읽던 소설이 현실이 되고 격변한 세상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결말을 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아포칼립스물의 유행에 기여했다. 2018~2020년 연재했다.

풍자. 프로그램 갈무리
풍자. 프로그램 갈무리

■ K웹예능―풍자 김효실 기자 추천

티브이가 아닌 웹에서도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진다. 복잡한 이 분야에선 요즘 누가 화제일까. 때마다 주도권을 잡는 이는 다르지만 요즘은 누가 뭐래도 ‘풍자’다. 풍자는 웃기는 게 직업인 희극인마저 ‘찐웃음’ 터지게 만드는 인기 유튜버다. ‘풍자’라는 이름은 <아프리카티브이>의 진행자(BJ)로 인터넷 방송을 하던 시절, “별풍선을 많이 뽑자!”는 다짐을 줄여 만든 예명이다. 본명은 윤보미.

출연만 하면 영상 조회수 300만회를 가뿐히 넘긴다. 웹예능<바퀴 달린 입> <또간집> 등에 출연했다. 올해부터 티브이 방송으로도 영역을 넓혀, 예능 프로그램 <검은 양 게임>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등에도 출연했다. 풍자의 매력은 재치 있는 입담이다. ‘※욕설주의’가 필요하다. 자신의 유튜브채널 <풍자테레비>를 비롯한 웹 콘텐츠에서는 비속어도 등장하기 때문. 중요한 건 풍자의 욕설이 튀어나오는 맥락이다. 내 외모를 비하하는 직장 동료, 내가 게이라는 걸 아우팅한 직장 상사, 바람 피우고 도리어 화내는 애인 등의 문제로 속이 썩어들어가는 이들을 대신해 신나게 외친다. “이 세상은요 여러분들. 착하기만 하기에는, 참기만 하기에는 너무 x같아요!” 한 구독자는 풍자의 유튜브 영상 댓글로 “내 주변에 풍자언니 같은 사람 딱 한명만 있으면 세상 살 맛 나겠다”고 남겼다.

1. 풍자의 매력을 ‘매운 맛’으로 보려면?

코미디언 이용진이 진행하는 웹예능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에 풍자가 게스트로 출연한 편은 조회수 700만을 넘기며 인기를 끌었다. 6분21초짜리 영상 안에 풍자의 매력이 풍성하게 담겼으니, 이를 통해 ‘입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취향에 맞다 싶으면, 풍자가 진행하는 웹 먹방 예능 <또간집>,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웹 토크 예능 <바퀴 달린 입> 등을 찾아보자. 풍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풍자테레비>에서는 편집이 최소화된 풍자의 ‘거친 입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풍자가 자신의 구독자인 ‘풍뎅이’들의 고민 사연을 듣고 상담해주는 콘텐츠가 인기가 많다.

2. ‘사람 풍자’를 더 알고 싶다면?

풍자는 자신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임을 밝히고 활동해왔다. 지난 7월1일 방송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풍자는 트랜스젠더로서 겪어야 했던 차별과 가족에게 커밍아웃하는 과정에서 겪은 힘든 사연을 털어놨다. 사회 풍자 성격이 있는 예능 프로그램 <검은 양 게임>에서도 아픈 과거를 덤덤하게 풀어놓으며 비슷한 아픔을 겪은 시청자들을 위무했다. 웃기고 울리며 시청자와 희망을 나누는 풍자의 입체적 매력을 골고루 확인할 수 있다.

옹알스. 부산코미디페스티벌 제공
옹알스. 부산코미디페스티벌 제공

■ K코미디―옹알스 남지은 기자 추천

케이컬처에 코미디도 포함되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그렇다, 그렇다, 완전 그렇다”이다. 어떤 면에선 영화보다 먼저 해외에서 인정받은 분야라고 볼 수 있다. 그 중심에 논버벌 퍼포먼스 그룹 옹알스가 있다. 코미디 공연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을 때 해외 코미디 무대에 섰다.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평점 만점인 별 5개를 받았고,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수상했다. 한국 코미디를 전 세계에 알린 공로를 인정 받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옹알스는 말 없이 무대 위 상자에서 나오는 다양한 물건들로 상황을 만든다. 여기에 마술, 저글링, 비트박스 등을 접목한다. 2007년 봉사활동을 간 곳에서 언어장벽이 있던 환자들이 저글링, 그림자쇼, 풍선불기 등에 크게 웃는 걸 보고 논버벌 퍼포먼스 공연을 기획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이들의 위상이 더 높다. 그러나 티브이 중심의 공개코미디 시대가 저물고, 무대에서 ‘웃기는’ 이들이 늘면서 국내에서도 이들의 자리는 커지고 있다. 누군가 케이컬처에서 코미디를 빼먹는다면, 이젠 더 자신있게 얘기해주자. 옹알스가 있다고.

영화 ‘옹알스’. 영화사 제공
영화 ‘옹알스’. 영화사 제공

1. 옹알스의 진가를 알려면? 공연 <옹알스>

해외 코미디 페스티벌에서 주로 공연한 옹알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언제 끝났는지 모르게 시간이 후딱 간다. 말을 하지 않는데도 소통이 된다. 콩트 코미디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이들은 오랜 꿈이었던 예술의전당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했다. 이젠 세종문화회관만 남았나? 올해도 연말 즈음에 공연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2. 다큐영화 <옹알스>

공연을 기다기리 전이라면, 배우 차인표가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옹알스>로 사전 조사 해도 좋다. 옹알스 멤버들의 서사를 알 수 있다. 차인표도 봉사 모임에서 만난 옹알스 멤버들에 감명받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 옹알스는 처음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개그콘서트>를 떠나 무대로 갔고, 어떻게 전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 무대에 서게 됐는지 등 인간 스토리가 담긴다.

3.<불후의 명곡> 2019년 7월13일 옹알스편.

코미디언들이 출연해 노래를 부르는 여름 특집에 옹알스 멤버들이 출연했다. 옹알스는 유희열의 ‘그래 우리 함께’를 부른다. 옹알스는 10년 넘게 서로 의지하며 함께 활동해왔다. 팀을 넘어 이젠 가족이다. 그들이 아무도 안된다고 할 때 할 수 있다며, 해보자며 해외 코미디 페스티벌 문을 두드릴 수 있었던 건 서로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어려움 끝에 해냈을 때의 감동이 이날 무대에서 다시 한번 흘러 나온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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