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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테드 래소’, 에미상이 엄지 척…“2년간 가장 재밌는 코미디”

등록 2022-11-05 11:01수정 2022-11-05 14:26

[박상혁의 OTT 충전소] 애플TV ‘테드 래소’

애플티브이+ 제공
애플티브이+ 제공

이 드라마를 알게 된 건 <오징어 게임> 때문이다. 올해 ‘에미상 시상식’을 보며 열심히 <오징어 게임>을 응원했다. ‘에미상’에는 드라마 부문뿐만 아니라 코미디 시리즈 부문도 있다. 이 드라마가 코미디 시리즈 부문 작품상, 남우 주연상, 남우 조연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작품상과 남우 주연상은 2년 연속 수상이다. 에미상이 인정한 지난 2년 동안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워너브러더스사에서 제작했고 애플티브이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테드 래소>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 명문 구단 리치먼드는 성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시즌 중에 감독을 경질한다. 구단주가 새로 임명한 감독은 미국 대학 미식축구팀을 우승으로 이끈 테드 래소다. 미식축구 감독이 축구 감독이라고? 심지어 여기는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다. 갑자기 비행기를 타고 영국에 온 테드는 기자회견장에서 축구가 전·후반으로 나뉘고 무승부가 있다는 것도 모른다는 것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한다. 구단주는 이 모든 것이 변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주장하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자신을 버리고 떠난 남편이 가장 사랑하는 축구단을 망쳐버릴 속셈이다.

성적이 낮은 팀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잘난 맛에 사는 스타플레이어, 고집불통인 나이 많은 주장, 각각 다른 나라에서 온 모래알 같은 선수들과 무지막지한 비난을 퍼붓는 팬들까지. 테드에게 닥친 현실은 어느 것 하나 만만하지 않다.

감독이란 자리는 오늘 경기에서 통할 특급 작전을 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즌이 끝날 때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테드는 축구는 몰라도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진심은 닿는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축구 드라마이면서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이며, 코미디이지만 경영에 대한 드라마다.

모든 변화는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아침마다 먹는 비스킷이다. 사람들은 뛰어난 리더는 탁월한 인사이트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길을 제시한다고 생각하지만, 정답은 늘 팀의 누군가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좋은 리더는 많은 이들의 여러 대안 속에서 현실 가능한 방법을 찾아 과감히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일은 쉽지 않다. 테드는 말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승마와 비슷해. 말을 타는 동안 편안함을 느낀다면, 그건 분명 잘못하고 있는 거야.”

주인공 테드 역의 제이슨 서데이키스는 미국 에스엔엘(SNL)의 크루로 8년 동안 출연했던 배우다. 우리로 치면 “양꼬치”를 외치던 정상훈처럼 친근하면서 재미있다. <테드 래소>는 그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고 주연을 맡은 드라마다. 슈퍼 마리오 같은 콧수염과 다양한 표정 연기, 코미디 호흡까지 그가 아닌 테드는 생각할 수 없다. <테드 래소>는 2013년 미국 <엔비시>(NBC) 방송국이 영국 축구 리그를 중계하면서 만든 <엔비시> 광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 광고에서 감독 역할을 맡은 배우가 제이슨 서데이키스였다.

뜬금없지만, 나는 두산 베어스 팬이다. 이번에 두산의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이 떠나고 지도자 경험이 없는 이승엽 감독이 부임했다. 걱정도 있지만, 변화에 대한 기대도 크다. 때마침 내가 다니는 회사에도 신임 대표가 왔다. 연말이 다가오면 아마 여러분의 조직에도 크든 작든 새바람이 불 것이다. 새로 리더가 된 분들, 새로운 리더를 맞게 된 분들이 이 드라마를 보면 좋겠다. 성장하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도 행복하지만 성장하는 팀을 보는 것은 그 기쁨이 훨씬 더 크다. 그 팀이 우리 팀이라면 더욱더 말이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리치먼드는 이미 우리 팀이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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