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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불후’ 패티김 10년만 무대 “요즘 편곡 대단해…10대 팬 믿어지지 않아”

등록 2022-11-14 08:00수정 2022-11-15 00:13

지난 7일 ‘불후’ 녹화 ‘전설’로 출연,
“복귀는 아냐”…26일부터 총 3회
“다시 무대에 선 것이 60년 전 데뷔 때만큼 설레고 떨리고 긴장되고 흥분되고 행복합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케이비에스(KBS) 신관홀. 가수 패티김이 명곡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부른 뒤 밝힌 소감이다. 패티김은 <한국방송2>(KBS2) 음악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녹화에서 10년 만의 무대를 그의 상징과도 같은 곡으로 시작했다. 녹화 전에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에 조심스러워 보였지만, 막상 무대에 서니 가슴 벅차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저를 그리워하는 만큼 저도 여러분들이 많이 보고 싶었고 무대가 그리웠고 노래 부르고 싶었다”고 말하면서 울컥했다. “자꾸 눈물이 나려고 그래요. 왜 이러지.”

패티김은 <불후의 명곡> 제작진의 오랜 구애 끝에 ‘전설’로 출연했다. <불후의 명곡>은 매회 출연자들이 ‘전설’의 곡을 나눠서 편곡해서 부른다. 제작진은 이 ‘전설’ 섭외에 공을 들인다. 명곡이 많아야 하고, 많은 이들이 인정할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불후의 명곡> 제작진은 오래전부터 패티김을 ‘전설’로 섭외해왔다. 패티김은 2012년 은퇴 직전에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다. 은퇴 뒤에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케이(K)팝이 전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이들이 10년 전, 20년 전 노래를 어떻게 해석하고 불러 줄 것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제공
한국방송 제공
그래서일까. 패티김은 이날 녹화에서 자신의 곡이 국악, 댄스, 트로트,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될 때마다 기뻐하고 감동했다. 슬픈 곡을 신나는 곡으로 바꿨거나, 요즘 아이돌 그룹이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진 곡을 들을 때면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질투가 날 정도로 부러운 게 편곡이에요. 편곡자들이 실력이 좋아서 들으면서 흐뭇하고 고맙고 그러네요. 제 시대에 최고의 편곡자라고 생각했던 분도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네요.” 후배들의 무대를 보면서 자신이 노래하던 시절, 시대에 막혀 하지 못했던 것들을 떠올리는 것 같았다. 이날 패티김은 “포레스텔라와 함께 노래해 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유가 이랬다. “우리 시대에는 이런 남성 4중창이 없었잖아요. 아름다운 화음이 나오겠다 생각했어요.”

포레스텔라
포레스텔라
이날은 ‘패티김-데이’였다. 객석 경쟁률이 평소 8대1보다 갑절은 많은 18대1, 출연 가수만 14팀. 총 3회분을 낮 12시부터 밤 11시까지 한꺼번에 진행했다. <불후의 명곡>에서 3주간 방영한 ‘전설’은 조용필과 패티김 뿐이다. 포레스텔라, 박기영, 스테파니, 황치열, 디케이지(DKZ) 등 장르와 세대도 다양했고, 이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던 가수도 등장했다. 옥주현이 <불후의 명곡>에 처음 출연했다. 옥주현은 “패티김 선생님은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이다. 뮤지컬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캐릭터를 패티김 선생님을 떠올리며 디자인했다. 패티김 선생님이 나온다는 얘기에 무조건 출연했다”고 말했다. 관객도 가수도 전설도 모두 한껏 상기됐다.

옥주현
옥주현
10년 만에 나타난 ‘나의 스타’를 보려고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10년을 기다린 패티김 팬들은 “좋았다” “기뻤다”는 말보다 “감사했다” “기다렸다”는 얘기를 더 많이 했다. “선생님 공연은 다 보러 갔던 팬”이라는 중년 여성과 “선생님을 보려고 대구에서 왔다”는 중년 남성은 “그리웠고, 건강하시고 또 좋은 공연 기다린다”며 만남의 순간에 이별 인사와 다시 만날 약속을 했다. 패티김은 <불후의 명곡>에서 명곡의 힘도 알게 됐다. 이날 녹화에는 패티김의 팬이라는 18살 남자 고등학생이 찾아왔다. 그는 15살 때 패티김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노래에 빠져 그의 팬이 됐다고 한다. 패티김은 “(처음 알게 됐을 당시 나이)15살이 내 노래를 좋아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이 친구를 통해 좀 더 자신감이 생겼고, (내 음악이) 나이 관계없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대단히 기뻤다”고 말했다.

한국방송 제공
한국방송 제공
무대를 떠난 지 10년. 패티김은 은퇴했지만, 그의 노래는 영원했다. 이날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은 이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패티김은 녹화 내내 기분이 좋아 보였다. 녹화 중에 관객을 향해 손하트를 날리며 즐거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진행자인 신동엽이 말을 끊을 타이밍을 찾아야 했을 정도로 이런저런 이야기도 재미있게 들려줬다. 이혼송으로 알려진 곡의 사연을 들려줬고, ‘그대 없이는 못살아’가 사랑 노래 같지만 실은 그게 아니란다. “(당시 남편이) 며칠 동안 연락이 안되다가 화해하자는 의미로 불쑥 보내온 곡이에요.(웃음)” 신동엽이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술 마시며 많이 들었다”고 하자, “‘그 곡은 술 마시며 듣는 노래가 아니다”라며 장난스럽게 혼을 내기도 했다.

황치열
황치열
후배들이 편곡한 노래와 10년 지나도 변치 않는 팬들의 사랑이 가득 찼던 하루. <불후의 명곡> 출연이 음악을 사랑하는 패티김의 마음을 키운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는 “10년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찾아뵐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고 말하면서 마지막에 또 다시 울컥했다. <불후의 명곡> ‘패티김’편 1부는 오는 26일, 2부는 12월3일, 3부는 12월10일에 방영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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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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