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같은 돈 내고 더 오래 보면 가성비가 좋은 것 아닌가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말했다.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의 연출자로 한국을 찾았다. 무려 192분에 이르는 상영시간이 너무 길어서 관객이 힘들어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그는 “영화가 형편 없지 않은 이상 그런 불평 하시는 분은 없을 것 같다”고 자신하며 이렇게 되물은 것이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왼쪽부터), 배우 샘 워딩턴, 조이 살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존 랜도 프로듀서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아바타: 물의 길> 내한 기자회견에서 영화 제목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아바타2>는 전편 <아바타>의 13년 만의 속편이다. 인간의 몸을 버리고 판도라 행성 원주민 나비족이 된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와 나비족 네이티리(조이 살다나)가 이룬 가족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바다로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캐머런 감독은 “1편과 2편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같다. 아무 이유 없이 바다와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탈취하는 행태를 보여줌으로써 환경과 해양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려 했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에는 존 랜도 프로듀서와 배우 샘 워딩턴, 조이 살다나, 스티븐 랭(쿼리치), 시고니 위버(키리)가 함께했다. 환경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시고니 위버는 “우리는 이 행성(지구)에 함께 살고 있다. 그러니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바타>는 2009년 개봉 당시 3D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는 3D를 비롯해 초당 프레임 수를 보통의 2배인 48프레임까지 늘리는 HFR(High Frame Rate), 명암을 강조해 밝기 범위를 확장하는 HDR(High Dynamic Range) 등 기술을 적용해 영상의 실재감을 높였다. 캐머런 감독은 “저에게 3D는 하나의 예술 영역”이라며 “모든 요소는 시각효과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에선 물속 장면의 비중이 높다. 바닷속 세계를 더욱 정교하게 표현하기 위해 거대한 물탱크 속에서 직접 촬영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배우들은 미국 하와이에서 두달간 잠수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조이 살다나는 “물속에서 모든 에너지를 연기로 승화하고, 캐릭터가 경험하는 순간을 표현해야 했기에 힘들었다”면서도 “이제는 물속에 있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