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인기가 시들한 틈을 타 ‘디시 확장 유니버스’(DCEU)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15일 개봉하는 <샤잠! 신들의 분노>는 오는 6월 디시 확장 유니버스를 본격적으로 리부트하기에 앞서 몸풀기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디시코믹스의 샤잠은 널리 알려진 캐릭터는 아니다. 영화로는 <샤잠!>(2019)으로 처음 관객과 만났다. 위탁가정에서 사는 소년 빌리(애셔 에인절)는 우연히 만난 마법사(자이먼 하운수)의 선택을 받고 솔로몬의 지혜, 헤라클레스의 힘, 아틀라스의 체력, 제우스의 권능, 아킬레스의 용기, 머큐리의 스피드 등 신의 능력을 얻게 된다. 빌리가 “샤잠!”을 외치면 어른 몸을 한 슈퍼히어로 샤잠(재커리 리바이)이 되는 것이다. 톰 행크스 주연 <빅>(1989)의 주인공처럼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은 어린아이인 부조화 상태가 샤잠 캐릭터의 특징이자 매력이다.
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빌리는 위탁가정에서 함께 사는 다른 5명의 ‘형제자매’들과도 초능력을 나눈다. 그렇게 해서 ‘샤잠 패밀리’가 탄생하는 과정이 <샤잠!>의 주요 내용이다. 소년·소녀들의 모험이라는 점에서 1980년대 히트작 <구니스>부터 <구니스>의 21세기 버전이랄 수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까지 궤를 같이한다. 이를 겨냥한 듯 속편 <샤잠! 신들의 분노> 초반부에선 빌리가 ‘구니스’ 티셔츠를 입고 나온다.
<샤잠! 신들의 분노>는 전편에서 다소 어리숙했던 샤잠 패밀리가 진정한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각자에게 주어진 초능력을 즐기는 데 여념이 없는 이들 앞에 그리스 신 아틀라스의 딸 헤스페라(헬렌 미렌)와 칼립소(루시 류)가 나타나면서 위기가 닥친다. 샤잠 패밀리에게 빼앗긴 능력을 되찾으려는 자매 신들은 신화 속 괴물을 소환하며 세상을 혼돈에 빠뜨린다. 전편이 아기자기한 틴에이저물에 가까웠다면, 속편은 스케일 큰 대결과 고강도 액션을 통해 성인 관객들도 사로잡으려 한다. 다만 전편의 착하고 순한 기조가 여전해 속편도 살짝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영화 <샤잠! 신들의 분노> 스틸컷.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전편에선 슈퍼맨이 깜짝 출연하며 색다른 재미를 줬는데, 이번에는 원더우먼이 깜짝 출연해 힘을 실어준다. 쿠키 영상에선 ‘저스티스 리그’와는 또 다른 슈퍼히어로 집단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디시는 오는 6월 개봉하는 <플래시>와 하반기 개봉 예정인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을 통해 기존 세계관을 리부트하고 새로운 디시 확장 유니버스를 쌓아갈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