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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출발 배까지…‘대동여지도’ 희귀판 일본서 돌아왔다

등록 2023-03-30 09:00수정 2023-03-31 02:50

문화재청 공개23첩 병풍첩으로 구성…가로 길이만 6.7m
교통로·군사시설 등 상세한 지리 정도 담아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서 환수한 목록 1첩, 지도 22첩 등 총 23첩으로 구성된 ‘대동여지도’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 됐다. 윤운식 선임기자yws@hani.co.kr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서 환수한 목록 1첩, 지도 22첩 등 총 23첩으로 구성된 ‘대동여지도’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에 공개 됐다. 윤운식 선임기자yws@hani.co.kr

겨레의 땅을 담은 옛 지도 가운데 가장 세밀한 지도는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첫손으로 꼽는 것이 19세기 지리학자 김정호(1804 추정~1866추정)가 고투하며 만든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다. 이 유명한 지도의 희귀본이 세상에 다시 나왔다. 완질이 22첩이나 되는 목판본 지도에 가필과 색칠을 하면서 상세한 지리 정보를 덧붙인 최상의 판본이 국외를 떠돌다 돌아온 것이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30일 오전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김정희)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의 알려지지 않은 판본을 언론에 내보인다. 환수한 대동여지도는 1864년 제작된 목판본에 가필, 색칠을 하고 김정호가 대동여지도의 바탕본으로 삼은 조선전도 ‘동여도’에 기술된 지리정보를 추가로 필사한 것이 특징이다. ‘동여도’와 대동여지도가 한 지도에 오롯이 담긴 셈이다. 1864년 찍은 목판본(갑자본)에 필사한 것인데 모두 23첩(목록 1첩, 지도 22첩)이다. 완질 크기는 각 30cm × 20cm이며, 전체 첩을 펼칠 경우 약 6.7m × 약 4m에 이른다. 이는 동여도의 얼개를 따른 것으로, 일반적인 대동여지도 판본들은 따로 목록이 없고 22첩으로만 이뤄져있다. 당대 한반도 강역을 남북으로 120리 간격에 따라 갈라 22개층을 만들고, 각 층을 접을 수 있는 병풍식 첩으로 만든 얼개는 동여도와 대동여지도가 동일하다.

환수된 희귀본 대동여지도(갑자본) 전체를 펼친 모습.
환수된 희귀본 대동여지도(갑자본) 전체를 펼친 모습.
전체 23첩으로 된 동여도. 환수된 대동여지도 판본에 필사된 지리정보의 근거 자료다.
전체 23첩으로 된 동여도. 환수된 대동여지도 판본에 필사된 지리정보의 근거 자료다.
동여도는 당대 교통로와 군사시설 같은 땅의 주요 정보와 약 1만8000여 개 지명이 촘촘하게 실린 채색 필사본이다. 이와 달리 대동여지도는 목판으로 새겨야 하므로 많은 지명들과 주기(註記:지도 여백에 영토의 역사, 지도제작법, 지도사용법 등을 적어놓은 것)를 생략할 수밖에 없다. 환수된 지도는 이런 목판본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동여도의 주기 내용을 필사해 보완한 최초의 사례다. 대동여지도가 보급되면서 변용된 형태로 추정되며, 여타 대동여지도 판본과는 크게 다른 구성과 내용을 지녀 환수의 의미가 크다고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설명했다.

동여도의 목록 부분. 환수된 대동여지도 판본에 필사된 지리정보의 근거 자료다.
동여도의 목록 부분. 환수된 대동여지도 판본에 필사된 지리정보의 근거 자료다.
동여도의 세부.
동여도의 세부.
특기할만한 건 환수된 판본에 ‘동여도‘ 주기 내용이 대부분 필사돼 상세한 지리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백두산 일대가 묘사된 제2첩의 경우 다른 대동여지도 판본에 나타나지 않는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간의 거리가 명기됐다. 울릉도 일대가 묘사된 제14첩에도 다른 대동여지도에는 없는, 섬으로 가는 배의 출발지 등이 필사되어 있다. 다른 판본에서 두 면에 걸쳐 인쇄된 강원도 삼척부와 울릉도 일대가 1면으로 축소되어 배치된 것도 특이한데, 역시 동여도 배치 형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쪽은 “국내에 소장된 대동여지도 갑자본과 동여도는 매우 드물다. 조선의 지도 제작과 활용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연구 자료인만큼 당대 지리 정보 연구의 범위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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