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드림>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박서준(왼쪽부터), 아이유, 이병헌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직업>이 성공했을 때 드디어 <드림>을 찍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대만큼 술술 풀리지 않고 부침이 있어 개봉까지 오는 데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데뷔 때보다 더 떨리네요.”
1626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2019)의 이병헌 감독이 4년 만에 신작 <드림>을 가지고 돌아왔다. 다음달 26일 개봉하는 <드림>은 할리우드에 진출한 인기배우 박서준과 아이유가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해 관심을 모은다. 30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드림> 제작보고회에 이 감독과 두 주연배우, ‘드림’팀 선수들로 출연하는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 등 ‘이병헌 사단’ 배우들이 참석했다.
<드림>은 처음으로 한국이 참여했던 2010년 브라질 홈리스월드컵의 실화를 다룬 스포츠드라마다. 홈리스월드컵은 노숙인, 알코올 의존증 환자 등 취약층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자활 의지를 북돋기 위해 만들어진 실제 대회다.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욱하는 성격 탓에 위기에 몰린 홍대(박서준)와 홈리스팀의 훈련 모습을 찍는 피디 소민(아이유), 훈련되지 않고 통제되지 않는 아마추어 팀의 좌충우돌 훈련과 경기과정을 이병헌 감독의 특기인 코미디 장르로 담았다.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을 찍기 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던 작품인데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았고 파란만장한 시간을 거쳤다”고 흥행감독도 피해갈 수 없었던 맘고생을 드러내면서 “수많은 거절 앞에서 재미와 의미가 함께 있는 영화라는 걸 설득하고 싶었고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날 참석한 아이유는 드라마에 이어 <브로커>로 영화까지 연기활동을 넓혀왔다. <드림>은 <브로커>를 찍기 전에 먼저 촬영을 한, 실제로는 아이유의 첫 극장 개봉 장편 영화 작품이다. 아이유는 “(<나의 아저씨> 등) 사연 많은 역할들을 드라마에서 주로 연기하다보니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참에 <드림>의 출연제안을 받았다”면서 “(본격적인) 영화배우로서는 첫 크랭크인을 한 작품이기 때문에 부담보다는 책임감을 가지며 촬영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아이유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아이유를 캐스팅했다는 말이 좀 어색하다. 내가 아이유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아이유는 이전의 출연작들과 달리 ‘아이유’라는 이름을 출연진에 올렸다. 아이유는 “가수와 연기활동을 병행하는데 두 이름을 번갈아 쓰면 팬분들이 혼란스럽기도 하고 이지은으로 나와도 다들 아이유로 부르더라”라면서 “앞으로는 연기와 가수 활동 모두 아이유라는 이름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팀의 코치를 맡은 홍대 역의 박서준은 “아이유씨와 티키타카하는 장면이 많아서 처음에는 걱정도 됐는데 촬영이 끝날 무렵에는 더 많은 씬이 있어도 좋았겠다 싶었다. 다른 배우들과도 호흡이 잘 맞아서 앙상블 연기의 즐거움을 절감했다”고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손흥민 선수의 절친이기도 한 박서준은 프로축구 선수 출신으로 나오는 이번 역에 대해 조언을 받았는가 하는 질문에 “손 선수가 조언을 한다고 제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도 아니고 <드림> 트레이닝팀과 열심히 연습했다”면서도 “손흥민 선수가 시즌 끝나고 한국에 들어왔을 때 가끔 함께 공을 찼는데 바로 옆에 있어서 돌아보면 벌써 골대 근처에 가 있더라, 이런 게 국대 수준이구나 놀라면서도 이런 모습을 보는 게 홍대를 연기하는 마음가짐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병헌 감독은 다음달 먼저 개봉하는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를 아직 보지는 못했다고 하면서 “한국영화가 너무 큰 위기에 놓여있는데 <리바운드>도 많이들 보시고 두 영화 모두 잘돼서 한국영화가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김은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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