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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블랙리스트’ 재소환에 강제 퇴거까지…“서울국제도서전 불참”

등록 2023-06-15 17:05수정 2023-06-15 18:35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송경동 시인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이 있는 오정희 소설가의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임명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송경동 시인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이 있는 오정희 소설가의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임명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문학계 블랙리스트’ 실행에 간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오정희 소설가의 홍보대사 위촉에 항의하던 문화예술인들이 강제 퇴거당하는 일이 벌어진 뒤 도서전에 불참하겠다는 작가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은 주최쪽의 사과를 요구했다.

황정은 소설가는 15일 <한겨레>에 “서울국제도서전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도서전 프로그램 중 하나에 참석하기로 했던 그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국제도서전의 홍보대사인 오정희 작가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할 당시, 디나이얼리스트(블랙리스트)를 실행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내용을 동료 작가들의 문제 제기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황 소설가는 “도서전 당사자이기도 한 작가들이 대통령경호법을 이유로 쫓겨난 자리에서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라는 주제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제게는 없다”며 “문제를 제기한 작가들에게 공감과 연대하는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번 도서전 주제는 ‘비인간, 인간을 넘어 인간으로’이다.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송경동 시인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이 있는 오정희 소설가의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임명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송경동 시인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논란이 있는 오정희 소설가의 2023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임명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은 시인도 이날 트위터에서 황 소설가의 글을 공유하며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함께 하기로 했던) 홍은전 작가와는 도서전이 아닌 다른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며 “책읽아웃 공개방송을 신청해 주신 분들께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오는 18일 도서전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자 황정은 소설가, 오은 시인이 홍은전 작가를 초대해 팟캐스트 <책읽아웃> 공개 방송이 열릴 예정이었다.

17일 도서전 프로그램 ‘기후위기 앞의 삶’ 북토크 사회를 맡은 가수 이랑도 도서전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도서전이 개막한 지난 14일 오정희 소설가 홍보대사 위촉에 대해 항의하던 송경동 시인 등이 행사장으로 진입하려다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퇴거당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개막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축사를 했다. 송 시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순식간에 수십 명이 달려들어 폭력적으로 이격시킨 후 연행해 건물 밖으로 끌어냈다”라며 “문체부와 서울국제도서전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핵심 실행자였던 오정희씨를 홍보대사로 지키고, 김건희의 축사를 받기 위해 우리 모두를 불법적으로, 폭력적으로 소거했다”고 비판했다.

김건희 여사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김건희 여사가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문화예술인들은 오정희 소설가와 도서전을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후원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에 사과를 요구했다.

14일 유진목 시인은 “오정희 소설가는 지난 스스로의 결정을 반성하고 현재의 행보에 사과해야 한다”며 “개막식에서 참여 시위자들에 대한 주최 측의 폭력적 행위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정보라 작가는 15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 모든 물의를 몰고 온 문체부와 대한출협, 서울국제도서전 조직위 등은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송경동 시인 등 해당 문화예술인을 다시 블랙리스트로 규정하고 불법적으로 개막식장에서 끌어낸 대통령실의 위법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출판계에 중요한 행사인 만큼 도서전을 즐기며 공론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도서전 행사 사회를 맡은 손희정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트위터에 “진행하는 행사 이름이 ‘예술, 소외, 검열’이다”라며 “시인의 목소리를 검열한 도서전 현장에서 꼭 이 이야기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시는 분들은 현장에서 뵙겠다”고 했다.

해도연 소설가는 지난 14일 트위터에 “도서전 첫날부터 유쾌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지만, 그럴수록 모두의 책 사랑이 오염되지 않게 잘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다”며 “많은 분이 밤잠 설치며 많은 걸 준비한 현장이기도 하다. 동시에 유쾌하지 않았던 일들은 앞으로도 잊지 말자”고 썼다.

오정희 소설가는 오는 18일 오후에 열리는 북토크에 참석하기로 계획되어 있었으나,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간여’ 논란 더 알고 싶다면

오정희 ‘블랙리스트 간여’ 논란에 서울국제도서전 첫날 ‘파행’

https://hani.com/u/NzY0Mg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백서

https://url.kr/2z6uo4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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