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플랫폼 포부 ‘예스24’, 오프라인 첫 전시

젊은층 ‘핫플레이스’ 서울 성수동서
‘생각 지상주의자들의 요람’ 전시

온라인서점 예스24가 서울 성수동에서 ‘생각 지상주의자들의 요람’이라는 기획 전시를 열고 있다. 이 전시에는 거대한 책탑이 이렇게 전시돼 있다. 양선아 기자

창립 24주년을 맞은 온라인 서점 예스24가 문화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성장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서울 성수동에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전시를 연다. 최세라 예스24 대표는 3일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 디(D)동에서 ‘생각 지상주의자들의 요람’ 전시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인터넷 서점 1등이었던 예스24는 이제 문화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라며 “이번 전시회는 예스24가 책과 다른 예술작품을 결합해 여는 첫 전시회”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책이 책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된다는 점, 결국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문화의 근간이 책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취임한 최 대표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표 자리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는 ‘책’과 ‘읽는 행위’를 주제로 기획됐다. ‘읽는 당신에게, 상상의 우주를'이라는 브랜드 캠페인의 연장선상에서 책을 읽는 독자들이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경험할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전시에는 읽는 것과 상상하는 것에 대해 깊이 있게 공감하고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는 전미래·김선익·김태중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작품 ‘어떤 부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전미래 작가. 양선아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면 짚들이 바닥에 깔려 있고 가장 먼저 거대한 책탑이 눈에 띈다. 예스24의 중고책들을 모아 ‘생각 지상주의자들의 탑’을 쌓았다.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상상에 쏟은 시간이 한데 모여 거대한 탑이 되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미래 작가의 ‘어떤 부활’ 이라는 작품은 33만6천장의 종이들을 쌓아 작품을 만들었는데 측면에는 술잔이 보인다. 쌓인 종이에는 ‘어떤 부활’을 주제로 글이 쓰여 있다. 전 작가는 이 종이를 스크립트라고 불렀다. 전 작가는 “관람객들이 스크립트를 가져가거나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는 설치 작품”이라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무너뜨릴 수도 있고 다른 형태로 변형시키면서 무한 상상력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각 지상주의자들의 요람’ 전시에서 ‘뮤직 라이브러리’라는 작품을 선보인 김태중 팝아트 작가가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양선아 기자

국내 대표 팝아트 작가인 김태중 작가는 ‘뮤직 라이브러리’라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소리나는 그림’이 주제다. 김 작가가 그린 그림들이 책꽂이 앞면에 있고, 그림들에서는 소리가 난다.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앉아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빈백이 놓여 있다. 난독증이 있는 작가는 책을 잘 읽지 못하지만, 표지나 책꽂이에 관심이 많다. 김 작가는 “책을 읽으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과 음악을 만드는 작업을 기획했다”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경험하고 상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울타리와 담장을 뚫고 나오는 나무들의 사진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주제를 표현한 김선익 작가의 ‘임시 정원’,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라는 소설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반복과 순환을 주제로 빛과 시각적 요소를 결합한 빠키의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라는 작품 등이 전시됐다. 이번 전시는 16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2400원이다.

첫 오프라인 전시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예스24 최세라 대표. 양선아 기자

최 대표는 “문화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며 “예스24는 이번 기획 전시 외에도 온라인 구매와 오프라인 구매의 유기적 연결을 강화하고 행사나 이벤트가 온라인에서 휘발되지 않고 매대에 보여지거나 작가와 독자들의 오프라인 소통을 강화하는 등 온오프라인 연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선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