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고 보조를 받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상세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주최 민간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와 관리기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박 장관은 “(둘 사이의) 묵시적 담합과 이권 카르텔적 요인”이 있다며 “수사 의뢰”까지 언급했다. 이에 출협은 성명을 내어 문체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한편 “박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민간단체인 출협은 자부담과 국고보조금(출협은 7억7천만원, 문체부는 10억원으로 설명)을 합쳐 전체 40억원 규모로 해마다 서울국제도서전을 개최해왔다. 매해 보조금의 사용 내역 등을 출판진흥원에 보고해 승인받고, 이를 문체부가 최종 승인해왔다. 그런데 최근 문체부가 도서전 관련한 감사에 착수했고, 24일 박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의 수익금 상세 내역 누락 등 한심한 탈선 행태가 발견됐다”고 발언했다. 출협이 입장료, 부스 사용료 등 도서전에서 발생한 수익금의 상세 내역을 보고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출협은 “민간 주최 행사에서 예상보다 수익이 더 생긴 것 자체가 문제이며, 그 모든 것을 정부에 알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국고보조금 예산 보고는 ‘경비’ 사용처를 보고하는 것이 핵심이며, ‘수익금’ 내역은 관행적으로 총액만 보고해왔다는 것이다. 출협은 “보조금법이나 국고보조금 운영관리지침 등 어디에도 ‘수익금 상세 내역’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지난 26년 동안 한번도 도서전에 대해 ‘수익금 초과 이익은 국고에 반납하라는 의무’를 부과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출협은 성명서에서 최근 세종도서 사업 등 출판진흥원·한국문학번역원에 대한 잇딴 문체부 감사의 부적절성을 함께 지적하며, “자기가 맡은 일의 역사와 중요도를 전혀 판단할 능력이 없는 장관은 해임해야 한다”며 대통령에게 박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전 정권 때 임명된 김준희 출판진흥원장은 이달 중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