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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사랑의 실체 담은 김동우 조각가의 가족상

등록 2023-08-13 10:24수정 2023-08-13 18:34

거장 권진규 제자 근작전
전시장에 나온 자신의 근작 모자상 앞에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김동우 조각가.
전시장에 나온 자신의 근작 모자상 앞에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김동우 조각가.

“인간 삶의 본질은 사랑이고 그 사랑이 실제로 드러난 모습이 남녀가 만나 이루는 가족의 상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자신의 삶과 작품에 엄격하기 그지 없었던 제 스승 권진규 선생의 예술가적인 태도를 항상 떠올리면서 사랑의 실체를 담은 가족상을 표현해보려 했습니다.”

여러 가족상들을 중심으로 한 돌조각 근작들로 서울 인사동 제이에이치(JH)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고 있는 조각가 김동우(73)씨의 말이다. 그는 한국 근현대 조각계에서 최고의 거장으로 꼽히는 권진규(1922~1973)의 제자로 거장의 작가의식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1970년대 초반 권진규 문하에서 조각에 입문한 이래 1980년대 초중반 프랑스와 이탈리아 유학을 거쳐 지난 50여년간 돌을 재료로 인체 탐구에 몰두해왔다.

지난 2018년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마련한 이번 개인전에는 여인좌상, 첼리스트, 3인 모자상, 여인입상, 4인가족상, 아기 업은 모자상, 5인 가족상, 황소, 닭 등의 근작 10여점이 나왔다. 지난해와 올해 붉고 노란 사암으로 작업한 이 근작들은 서양 로마네스크 조각처럼 묵직한 덩어리감과 단순투박한 몸과 얼굴의 묘사 등이 돋보인다. 과거 작가의 돌조각 인체상들에 비해 표정과 몸짓 등에서 좀 더 작가의 감정과 의식을 실어내려 했다는 설명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로병사와 희노애락 등 인간의 고난과 감정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커졌다는 말인데, 자극적인 면모로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과 삶을 엄정한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스승을 따라 절제의 미학으로 표출시키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래서 강하지 않고 덤덤하게 표현된 가족과 입상의 얼굴들은 보는 이마다 자신의 감정과 기분에 맞춰 다채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용모를 지녔다. 황소와 닭 등에 표현된 이 동물들 특유의 체형과 움직임 등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작품을 보듯 인생을 보는 예술가의 자세를 스승한테서 배웠다는 작가는 눈앞의 유행보다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인체 탐구에 매진하면서 한국 조각판이 못다 이룬 묵은 숙제를 하는 것이 필생의 과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16일까지.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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