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이문열씨 “정치발언 필요땐 할 것”

등록 2007-01-02 20:02수정 2007-01-02 20:12

소설가 이문열씨가 2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 낸 자신의 세 권짜리 장편소설 <호모 엑세쿠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소설가 이문열씨가 2일 낮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 낸 자신의 세 권짜리 장편소설 <호모 엑세쿠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내 소설 비판, 정치적 이유보다 보수반동 때문 아닌가
호모 엑세쿠탄스 출간 회견서 포문
80년대 진보적 상품 상찬하던 사람들이…
견해 무관하지 않지만 소설은 소설로 봐달라

“제 소설이 정치적이라고 비판들을 하는데, 사실은 정치적이라서가 아니라 보수반동적이라서가 아닌가요. 1980년대에는 진보좌파적 견해를 드러낸 작품들을 그토록 상찬하던 사람들이 제 소설에 대해서만 유독 비판의 날을 세우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세상에 정치와 무관한 소설이 어디 있겠습니까.”

소설가 이문열(59)씨가 입을 열었다. 이씨는 잡지 연재 당시 논란이 됐던 자신의 소설 <호모 엑세쿠탄스>(전3권)의 단행본 출간에 즈음해 2일 서울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이씨는 2005년 12월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 체류작가 자격으로 머물다 지난 세밑 29일 일시 귀국했다.

‘처형하는 자’라는 뜻을 제목으로 삼은 <호모 엑세쿠탄스>를 두고 작가 스스로는 “인간의 구원과 해방에 개입하는 초월적인 존재와 그 힘을 그린 작품으로, <사람의 아들>에 이어지는 문제의식을 지닌 소설”이라 소개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현 정부와 386 운동권 출신 인사들에 대한 소설 속 인물들의 혹독한 비판이 더 커다란 관심을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한겨레> 2006년 12월7일치 3면). 이에 작가는 “논란이 된 부분은 전체 2500장(원고지 기준) 가운데 200장이 넘지 않는다”며 “소설 구조상 필요해서 현실 정치에 관한 언급을 넣은 것인데, 마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소설을 쓴 것인 양 오해를 받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소설에 드러난 정치적 견해가 저와 완전히 무관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소설 주인공들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그들의 현실 인식에는 저 역시 기본적으로 동의하니까 말이죠. 저에 대해 보수우파라는 딱지를 붙이는 데 대해서는 얼마든지 짐을 질 각오가 돼 있습니다. 필요할 때는 정치적 발언도 할 겁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소설가이고 모든 능력과 효율을 글쓰기에 바치고 싶습니다. 문학 외적 논란에 휘말린 지난 몇 년 동안은 작가로서 지나치게 소모적이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작가는 연말에 있을 대통령선거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선까지 아직 1년이나 남아 있는 만큼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는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는 사회정치적 상황에 대해 불만은 많은데 너무 민감해서 솔직히 말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미국에 가서 보니 전통적으로 진보적이었던 미국 동포들도 많이 우경화했더라”는 말로 자신이 파악하는 시대의 흐름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정치적 시비와 거리를 두고자 미국으로 갔던 것인데, 덕분에 1년 동안 원고지로 2000장이 훨씬 넘는 양의 글을 썼어요. 물론 양보다는 질이 담보되어야 하겠는데, 이 작품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소설은 어디까지나 소설로만 읽어 주세요.” 작가는 다음달 중순께 다시 미국으로 출국한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김건희가 박찬욱에게, 날 주인공으로 영화 한편 어때요 했다더라” 1.

“김건희가 박찬욱에게, 날 주인공으로 영화 한편 어때요 했다더라”

25년 경호 공무원의 조언 “대통령 ‘개인’ 아닌 ‘공인’ 지키는 것” 2.

25년 경호 공무원의 조언 “대통령 ‘개인’ 아닌 ‘공인’ 지키는 것”

영화인들 “‘내란 공범’ 유인촌의 영진위 위원 선임 철회하라” 3.

영화인들 “‘내란 공범’ 유인촌의 영진위 위원 선임 철회하라

한 세기의 즈려밟음, 시집 ‘진달래꽃’ 100주년 [.txt] 4.

한 세기의 즈려밟음, 시집 ‘진달래꽃’ 100주년 [.txt]

2500년 역사 속 황홀한 과학책들 [.txt] 5.

2500년 역사 속 황홀한 과학책들 [.txt]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