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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이사람] “상처많았던 실존인물 연기에 책임감”

등록 2009-12-29 18:50수정 2009-12-29 23:43

배우 박용우
배우 박용우
1월 4일 안방찾는 드라마 ‘제중원’ 주연 박용우씨




백정, 밀도살꾼, 의학조수, 의사…. 배우 박용우(37)씨가 <에스비에스>(SBS) 새 월화드라마 <제중원>에서 연기할 ‘황정’이라는 한국 근대기 인물의 인생이다. 황정은 원래 소근개(小斤介:작은 개)라는 이름의 백정이었다. 신분 때문에 어머니를 잃고 돈으로 입신하겠다는 야욕에 불타 밀도살꾼이 됐다가 총상을 입고 우연히 제중원 의사 알렌에게 외과수술을 받은 뒤 새로운 세상에 눈 떠 의사의 꿈을 꾸는 좌충우돌형 인물이다.

29일 에스비에스 본사에서 만난 박씨는 현재 10회분 촬영 중으로 ‘의학 조수’의 삶을 살고 있다. “극 중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어서요.” 말이 없고 어둡다. “순박해서인지 질시를 많이 당해요. 상처 많은 인물이라 그런지 사람들과 원만히 지내지도 못하죠. 역사 속에서 그와 연관된 어려움들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는 영화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 같은 느낌이에요.”

4일 첫 방송되는 36부작 <제중원>(연출 홍창욱, 대본 이기원)은 1885년 설립된 근대 병원 광혜원(이후 제중원으로 개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황정은 실제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의사로 활동하다 독립군 군의의 삶을 살았던 박서양이란 인물을 근거로 뒀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 대해 그는 도리어 “죄송하다”는 말로 답했다. “박서양이란 분은 백정으로 살다가 독립군으로 돌아가셨어요. 마지막도 외로우셨다고 그래요.”

그 ‘죄송함’에 대해 다시 물었다. “솔직히 방송(드라마)의 파급력을 우선 생각하고 드라마로 복귀했어요. 얄팍했죠. 하지만 시놉시스, 대본, 소설을 읽고, 촬영에 들어가면서 이 인물을 연기하도록 선택받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런 느낌은 연기 생활하면서 경험하기 참 힘들죠. 그래서 그 죄송함을 아우르는 책임감이 드는 것 같아요. 배우들이야 작품에서 박수 칠 때 떠나고 외로움이 멋있게 보이지만, 그게 과거의 현실이라면 일상적으로 처절한 불행이 있었겠죠.”

촬영이 시작되면 극 중 인물에 감정적으로 완전히 흡수된다는 그의 말대로, 대하사극 <무인시대>의 경대승이나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의 톡쏘는 30대 소심남 이미지는 이미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언젠가는 사회구조를 뒤흔드는 권력을 가진 인물의 이야기, 권력에 희생되는 보통 사람의 이야기 등 현재 방송에서는 다뤄지지 않고 있는 인물의 삶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진심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제중원>은 황정과 그의 의술을 질시하는 양반 출신 의사 백도양(연정훈)이 역관의 딸로 제중원 의사가 된 석란(한혜진)을 두고 벌이는 삼각관계에다 고종, 제중원 원장 알렌, 민비, 민영익, 이토 히로부미 등 실존 인물들의 등장 또한 흥미롭다.

“사료에 근거해 사건을 다루는 것보다 그 안의 인물들을 다루는 것이 더 크고, 무거워요. 바보처럼 살다간 황정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삶의 진정성과 희망을 함께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글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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