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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이사람] 마음을 에이는 ‘초원의 첼로’랍니다

등록 2011-02-15 18:33

아베 나기사
아베 나기사
두줄짜리 몽골 전통 현악기
“향수 부르는 소리 상처 치유
한국에도 널리 알려졌으면…”
3살 때 처음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5살 때는 피아노를 배웠다. 14살, 색소폰을 접한 뒤엔 중·고등학교 시절을 색소폰 연주에 빠져 살았다. 하지만 2002년 몽골의 전통악기 마두금 연주를 듣는 순간 그의 음악인생은 바뀌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두 줄을 당기고 밀며 10년째 ‘초원의 소리’를 연주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6시께 서울 종로구 해빛(HABIT) 문화라운지에서 유네스코가 ‘인규 구전 및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몽골 전통악기 마두금(馬頭琴) 연주회 ‘나기사가 들려주는 초원의 소리’가 열렸다. 마두금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현악기로, 일본마두금협회 이사인 아베 나기사(29·(사진))가 직접 연주했다.

“마두금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색을 가지고 있어요.” 19살 때 그의 첫 스승인 하스로가 공연을 마치자마자 나기사는 마두금을 배우기 위해 대기실로 달려갔다. 첼로와 비슷해 ‘초원의 첼로’라 불리는 마두금은 첼로보다 사람의 마음을 더 에는 뭔가가 있었다. 나기사는 그뒤로 리보, 바추룬 등 또 다른 두 명의 마두금 연주가에게 기술을 전수받았고, 2008년에는 몽골 울반바타르에서 열린 ‘제1회 국제마두금페스티벌 앤 심포지움’에서 외국인으로서 우수상을 받았다.

“마두금은 치유의 음악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마두금 연주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상처를 치유하죠.” 그동안 그는 병원과 학교, 요양원을 돌며 많은 연주를 했다. 마두금 선율이 상처받은 사람들을 화해시키고, 치유해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줄로 이뤄진 마두금은 첼로와 같이 두 다리 사이에 악기를 끼우고 활대로 두 줄을 문질러 소리를 낸다. 첼로가 손가락끝으로 줄을 누른다면, 마두금은 손톱 윗부분을 이용해 두 줄을 밀어 소리를 낸다는 차이가 있다. “몽골의 한 소년이 키우던 말이 죽고 슬픔에 잠겨 있을 때, 꿈에 말이 나타나 ‘나를 이용해 악기를 만들면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 거야’라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소년이 말을 이용해 악기를 만들었는데 그게 마두금이다. 그래서인지 마두금 소리는 애절하고 구슬프다.” 마두금의 두 줄과 활대는 말의 꼬리로, 본체는 말의 가죽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나기사와 한국의 인연은 한 방송사의 소개로, 한국의 오케스트라 공연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오케스트라에 게스트로 연주를 시작한 그는 이제 전국 곳곳을 돌며 한국에 마두금을 알리는 홍보대사 노릇을 하고 있고, 악기를 본격적으로 알리고자 조만간 마두금 강좌도 열 준비하고 있다.

이날 나기사의 마지막 연주곡은 한국의 ‘아리랑’이었다. 마두금의 구슬픈 음색은 아리랑과 딱 맞아 떨어졌다. “공연이 끝나자마한 5살짜리 아이가 마두금 연주를 배우고 싶다며 찾아왔어요. 한국에서도 마두금이 널리 알려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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