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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삼포세대 ‘솔로 대첩’ 동네 상권도 데운다

등록 2013-04-08 11:36수정 2013-04-08 14:57

새마을 미팅 프로젝트를 기획한 경기도 성남 출신 청년들. 왼쪽부터 박경진씨, 김규동씨, 손승우씨.
새마을 미팅 프로젝트를 기획한 경기도 성남 출신 청년들. 왼쪽부터 박경진씨, 김규동씨, 손승우씨.
13일 분당서 ‘새마을 미팅 프로젝트’

남녀 300여명이 2인1조로 짝찾기
3시간동안 맛집 7곳 무제한 개방

“일본의 지역미팅 ‘마치콘’서 힌트”
성남 출신 청년 5명이 사업 벌여
솔로들 만남시장 갈수록 커질듯
솔로들의 ‘미팅 프로젝트’가 진화하고 있다. 이번엔 미혼남녀의 만남을 이어줄 뿐 아니라 동네 상권도 살리는 ‘동네판 솔로대첩’이다.

오는 주말 경기도 성남시 분당 일대에는 300명이 넘는 솔로들이 참여하는 ‘새마을 미팅 프로젝트’가 열린다. 계획은 이렇다. 13일 오후 2시 서현역 로데오거리에 모여 같은 모양의 팔찌를 찬 솔로들이 미팅 장소로 지정된 부근의 7개 찻집과 음식점으로 나눠 들어간다. 만날 사람을 고를 수는 없다. 무조건 들어온 순서대로 남자 2명, 여자 2명씩 한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한다. 한 식당에서 제한시간은 45분. 만약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면 금방 일어설 수도 있다. 미팅이 끝나는 오후 5시까지 식당 7곳을 열심히 돌게 될지, 처음 식당에서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솔로에게는 ‘운’이 필요하다.

지난해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발적 움직임으로 기획된 서울 여의도공원 솔로대첩은 “공원에 여자보다 비둘기 숫자가 더 많았다”는 뒷말이 남을 정도로 여자 참가자가 적었다. 이에 비해 이 새마을 미팅은 7일 현재 남자 159명, 여자 186명 등으로 여자 신청자가 더 많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무브컴퍼니 쪽은 “적은 참가비(여자 1만6000원, 남자 2만4000원)로 커피전문점, 뷔페, 치킨집, 파스타 등 식당을 골고루 돌아다닐 수 있도록 했다. 맛집을 좋아하는 여자들은 미팅보다는 식당 탐방 쪽에 더 의의를 두는 분위기”라고 했다.

길거리 미팅과 식당 탐방을 결합한 동네 미팅의 아이디어는 성남 출신 이십대 동네 청년들에게서 나왔다. 고등학교 친구·선후배로 얽힌 손승우(28)·김규동(28)·박경진(25)·조혜진(28)·민경훈(28)씨 등 5명은 각자 아이티(IT)나 소셜서비스를 주제로 창업을 했다가 지난해 ‘데이트 사업을 해보자’고 무브컴퍼니라는 소셜벤처기업을 차렸다.

왜 하필 데이트 사업일까? 자신을 “삼포세대(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 중 한명”이라고 소개하는 손승우씨는 “일본 삼포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지역 미팅, 마치콘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마치콘은 상가 거리를 뜻하는 ‘마치’와 미팅의 일본말 ‘고콘’의 합성어로 2004년 일본 지방도시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에서 시작된 뒤 전국으로 번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11년 전국에서 마치콘에 참가한 남녀는 1만1000명을 넘었다. 취업에 쫓겨 연애 기회를 잃어버렸던 사람들뿐 아니라 죽어버린 지역 상권을 우려하던 상가 번영회 등의 호응을 얻은 덕분이다.

이밖에도 맥주 회사, 결혼정보회사 등이 앞다퉈 기획안을 내놓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곳곳에서 ‘한국판 마치콘’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추산 한해 생겨나는 온라인 만남 주선 서비스는 100개가 넘는다. 솔로들을 위한 만남 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우연한 동석으로 시작하는 길거리 미팅에서 학력, 나이, 직업을 따지는 기존 연애·결혼 시장과는 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 ‘새마을 미팅’에 참가 신청한 이현석(남·단국대 4학년)씨는 “꼭 애인이 아니더라도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귀여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글·사진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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