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님 전문 브랜드 ‘에스제이와이피’(SJYP)를 내놓은 디자이너 커플 스티브 제이와 요니 피가 19일 서울시 한남동 자신들의 작업실에서 데님 의상을 직접 입어 선보이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데님라인 출시한 디자이너 부부 스티브 제이·요니 피
‘청’은 촌스럽다는 편견 깨고
‘재밌는 옷’ ‘입고 싶은 옷’ 변신
다음달 가로수길에 단독 매장
“가격 착한 대중적 브랜드 만들것”
‘청’은 촌스럽다는 편견 깨고
‘재밌는 옷’ ‘입고 싶은 옷’ 변신
다음달 가로수길에 단독 매장
“가격 착한 대중적 브랜드 만들것”
사진 촬영을 위해 옷을 갈아입고 들어서는 두 디자이너의 모습이 눈부셨다. 가을 햇살 때문인지, 둘이 맞춰 입은 우윳빛 티셔츠가 새하얗게 빛났는데 거기에 받쳐 입은 데님 소재 청색 옷들은 더 새파랗게 윤이났다. 순간 남편인 스티브 제이(정혁서·37)가 아내인 요니 피(배승연·36)씨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19일 오후 디자이너 브랜드 ‘스티브 제이&요니 피(Steve J & Yoni P)’의 서울 한남동 작업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가장 강렬했던 한 장면이다.
영국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2010년 자신들의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은 이 디자이너 듀오는 5년도 안돼 가수 이효리, 배우 공효진, 모델 한혜진 등 톱스타들이 사랑하는 가장 ‘핫’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들이 최근 데님 라인을 따로 떼어낸 브랜드 ‘SJYP’의 출발을 알렸다. 지난달 29일 서울 한남동 리움에서 열린 론칭 패션쇼에는 이효리, 현아, 손담비, 최강희 등 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다.
“데님, 재밌잖아요. 저희는 재미 없으면 안해요.” 브랜드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만든 작품들을 돌아보니 유독 데님 소재가 많았다. “우리가 데님을 좋아하는구나” 느끼면서 자연스레 데님 라인을 준비했다. 데님 라인 출시를 해외에 먼저 알렸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프랑스 갤러리아 라파에트(Lafayette), 이태리 엑셀시오르(Excelsior) 등 핵심 바이어들의 주문이 이어져 놀랐다”고 한다.
설명 없이 작품만 봐도 재밌다. 큼직한 청원피스는 단정하게 단추를 잠근 앞모습을 보다가 가로로 쫙 찢어진 등쪽을 보면 그 섹시함에 입을 다물 수 없다. 청자켓 가슴팍 부분을 자른 듯한 디자인의 벨트는 단추를 하나만 잠궈 ‘보여주기 위한 벨트’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조금씩 색감을 달리한 청반바지, 청남방, 청조끼를 한꺼번에 입는 ‘청청청’ 패션 제안은 킥킥 웃음이 나기도 한다.
“데님이 참 익숙하고 편한 소재인데 다크 데님부터 화이트 데님까지 색상도 다양한데다 올을 어떻게 푸는지, 워싱을 얼마나 하는 지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가능해요. 편안함부터 섹시함까지, 스트리스 패션부터 공식 행사용 의상까지 모두 가능하죠.” 데님 예찬이 이어진다. 그러고보니 최근 유니클로, 에이치엔엠(H&M) 등 글로벌 스파(SPA) 브랜드부터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이전보다 다양한 데님 의상을 출시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다음달 3일에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데님 라인 단독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번에 데님 라인을 출시하며 가장 놀랐던 점은 패션쇼를 관람한 사람들이 ‘작품, 좋았다’가 아니라 ‘그 옷, 언제 살 수 있냐’고 물었다는 점이에요. ‘멋진 옷’을 넘어 ‘입고 싶은 옷’을 내놓았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렙니다. ‘SJYP’는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해 보다 대중과 함께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나가려고요.”
재밌게 살면, 그 삶이 디자인에 스며 재밌는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믿는 사람들. (비록 작업실 벽에 ‘여기는 디자인 지옥’이라 붙어있지만.) 자신들의 작업실 옆에 자신들이 좋아하는 보드 매장을 내는, 재밌게 사는 사람들 스티브 제이와 요니 피. 거기에 데님이라니. 새파랗게 윤이 나는 궁합이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