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년 전통’ 건축계 손꼽히는 상
여성 단독 금메달 수상은 처음
여성 단독 금메달 수상은 처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이라크 출신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 금메달 2016’ 수상자로 선정됐다. 뛰어난 건축가뿐 아니라 건축 관련 편집자, 건축 역사가, 예술가, 고고학자 등 다양한 수상자를 배출해온 이 상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과 함께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꼽힌다. 그동안 르 코르뷔지에,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1848년 상이 수여되기 시작한 이래 여성 건축가가 단독으로 금메달을 수상하는 것은 하디드가 처음이다. 167년 동안 여성은 건축디자이너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 부부, 건축가 마이클 홉킨스와 퍼트리샤 홉킨스 부부가 공동수상했을 뿐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4일 “하디드에게 이 금메달이 돌아가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게 놀랍다”며 “2012년 런던 올림픽 수영장, 중국 광저우 오페라하우스에 이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까지 현대의 가장 인상적인 건축물, 놀라운 미래형 건축물을 책임졌다”고 그를 높이 평가했다.
1950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그는 1972년 영국 런던의 건축협회에서 수학했다. 그의 건축물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제멋대로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아베 일본 총리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겨냥해 추진해온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국립경기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늘어나는 건축비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그는 독일 라이프치히 베엠베 공장, 영국 브릭스턴의 에벌린 그레이스 아카데미 학교, 두바이 셰이크 자이드 다리 등 다양하고 파격적인 작품으로 꾸준히 조명받고 있다.
하디드는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아직 (금메달 수상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기분이 좋다. 도쿄 올림픽 경기장 때문에 힘든 여름을 보냈는데 금메달이 청량제가 됐다”고 말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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