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영신 작가의 ‘엄마들’
“참 어렵게 살았어도 행복했다. 그런데 막내가 태어나고 난 뒤부터 남편이 습관적으로 노름을 했다. 포카로 하루저녁에 3천만원, 그 뒷날 몇 천이 또 나왔다. 죽고 싶었다.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 남편한테 복수심이 가득할 때 친구들과 사교춤을 배웠다.” 사교춤을 배우며 만난 파트너가 마음을 위로해주었지만 그 남자도 싫증이 났다. “내가 살기 힘드니까 다 귀찮아.” 가정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남편에게는 이미 다른 여자가 있었다.
청소일 하는 ‘이혼 10년째’ 엄마
연애상대는 ‘나이트 웨이터’
“죽이고 싶다”면서도 만남 반복 만화 <엄마들>(휴머니스트 펴냄)은 엄마들이 연애하는 이야기다. 이혼한 뒤 독수공방 10년 시작한 연애이기도 하고(소연), 바람을 피기 위해 열심히 헬스장을 다니기도 하고(연정), 연하를 꼬셨다가 더 연하가 나타나 바꾸기도 하고(명옥), 친구 애인을 뺏기도 한다(경아). 만화는 작가 마영신이 엄마에게 전해준 노트에서 시작되었다. “아들이 잘 되길 바란다면 여기에 엄마의 인생과 친구들, 연애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주세요. 이제부터 엄마도 작가!”(노트도 일부러 고급스러운 걸로 드렸다, 한다.) “더 못 쓰겠다”며 엄마가 한 달 뒤에 준 노트는 빼곡했다. 엄마의 내레이션이 만화를 밀고 간다. 노트의 말을 옮겨 상황은 구체적이고 대사는 직설적이다. 주인공 소연의 애인 종석은 *를 안 눌러서 현관문을 열 때 오랫동안 삑삑거린다. 그 사이 소연은 생일선물로 받은 금반지를 끼고 화장실에 가서 애인의 칫솔을 꽂아놓고는 문을 열어준다. 애인 종석은 나이트에서 만났다. 웨이터다. 소연은 종석이 “돈 벌게 해주려고” 친구들을 데리고 나이트를 간다. 종석의 권유로 엎어치기(남자와 합석해 돈을 내게 하는 것)도 한다. 춤추기도 피곤하고 “사랑 때문에 이게 뭐하는 짓이냐” 싶다. 종석은 만났던 여자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한다. 소연 외에도 “돈 때문에 만나는” 꽃집여자가 있다. 헤어지기로 마음 먹고 문자로 이별 통보도 여러 번이다. 꽃집여자도 모자라 친구까지 만났다. 그 남자가 오라니 또 안 나갈 수가 없다. 종석은 말한다.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는구나.” 그 말을 듣고 하는 소연의 혼잣말은 이렇다. “죽이고 싶다.” 소연이 청소부로 일하는 곳에도 엄마들이 있다. 소장의 CCTV 감시와 폭행에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데 소장은 반장을 시켜 어용 노조를 만드려 한다. 여기에 맞서 결국 소장을 물러나게 하는 엄마들이다. 마영신은 작가의 말에서 “작가의 말을 엄마 대신 쓰는 기분”이라고 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연애상대는 ‘나이트 웨이터’
“죽이고 싶다”면서도 만남 반복 만화 <엄마들>(휴머니스트 펴냄)은 엄마들이 연애하는 이야기다. 이혼한 뒤 독수공방 10년 시작한 연애이기도 하고(소연), 바람을 피기 위해 열심히 헬스장을 다니기도 하고(연정), 연하를 꼬셨다가 더 연하가 나타나 바꾸기도 하고(명옥), 친구 애인을 뺏기도 한다(경아). 만화는 작가 마영신이 엄마에게 전해준 노트에서 시작되었다. “아들이 잘 되길 바란다면 여기에 엄마의 인생과 친구들, 연애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주세요. 이제부터 엄마도 작가!”(노트도 일부러 고급스러운 걸로 드렸다, 한다.) “더 못 쓰겠다”며 엄마가 한 달 뒤에 준 노트는 빼곡했다. 엄마의 내레이션이 만화를 밀고 간다. 노트의 말을 옮겨 상황은 구체적이고 대사는 직설적이다. 주인공 소연의 애인 종석은 *를 안 눌러서 현관문을 열 때 오랫동안 삑삑거린다. 그 사이 소연은 생일선물로 받은 금반지를 끼고 화장실에 가서 애인의 칫솔을 꽂아놓고는 문을 열어준다. 애인 종석은 나이트에서 만났다. 웨이터다. 소연은 종석이 “돈 벌게 해주려고” 친구들을 데리고 나이트를 간다. 종석의 권유로 엎어치기(남자와 합석해 돈을 내게 하는 것)도 한다. 춤추기도 피곤하고 “사랑 때문에 이게 뭐하는 짓이냐” 싶다. 종석은 만났던 여자 이야기를 곧이 곧대로 한다. 소연 외에도 “돈 때문에 만나는” 꽃집여자가 있다. 헤어지기로 마음 먹고 문자로 이별 통보도 여러 번이다. 꽃집여자도 모자라 친구까지 만났다. 그 남자가 오라니 또 안 나갈 수가 없다. 종석은 말한다.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하는구나.” 그 말을 듣고 하는 소연의 혼잣말은 이렇다. “죽이고 싶다.” 소연이 청소부로 일하는 곳에도 엄마들이 있다. 소장의 CCTV 감시와 폭행에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데 소장은 반장을 시켜 어용 노조를 만드려 한다. 여기에 맞서 결국 소장을 물러나게 하는 엄마들이다. 마영신은 작가의 말에서 “작가의 말을 엄마 대신 쓰는 기분”이라고 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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