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정경화의 영혼 동반자, 케빈 케너 “유머를 탐구하는 선곡으로 관객들 위로하고파”

등록 2019-07-07 14:13수정 2019-07-07 20:19

조성진 멘토·정경화가 극착한 피아니스트
11일 독주회 ‘유머레스크’ 주제로 선보여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 뮤직앤아트컴퍼니 제공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 뮤직앤아트컴퍼니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음악 파트너를 고르는 데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기적처럼 만난 영혼의 동반자”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이가 있다.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56)다. 현재까지 쇼팽과 차이콥스키 콩쿠르(1990)에서 동시에 입상한 유일한 미국인 피아니스트인 그는 11년간 영국왕립음악원 교수를 맡는 등 연주자이자 교육자로 명성이 높다. 국내에선 정경화의 파트너이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멘토로 잘 알려져 있다. 2011년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 인연을 맺은 뒤 정경화와 여러차례 함께 공연했지만 국내 독주회는 지난해 처음 연 그가 1년 만에 다시 내한공연을 한다. 1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독주회 주제는 ‘유머레스크’(주로 춤곡 형식으로 작곡되며 익살과 반전으로 가득한 음악 작품)다. 유쾌하고, 기발하며, 때론 숭고하기도 한 ‘유머’의 다양한 면모를 지닌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한겨레>와 한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케너는 “유머는 예술의 위대한 테마 중 하나로 경솔하거나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 정신의 중심에 놓여 있다”며 “미소의 가치를 잃어가는 시대에 유머를 탐구하는 이번 프로그램이 관객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선택한 곡은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다장조’, 슈만 ‘다비드동맹무곡집’, 파데레프스키 ‘6개의 유머레스크’, 쇼팽 ‘5개의 마주르카’ 등이다. “음악의 유머 감각에 대해 자신만의 특별한 접근방식을 취한 ‘건반의 주인’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하이든의 고전적 유머는 음악에서 갑작스러운 분위기 변화, 과장이나 아이러니 같은 수사학적인 장치를 사용해 나타나죠. 슈만은 낭만주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장 파울 리히터가 말한 것처럼 유머는 우리의 가장 고귀한 사고의 정수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숭고한 요소가 들어 있죠.” 슈만이 창조한 다비드동맹은 그가 당대 보수적인 음악계에 맞서 쇼팽·베를리오즈·베토벤 등의 멤버들로 구성된 상상 속 동맹으로, 그는 1837년 다비드동맹의 이상을 표현한 피아노곡집을 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왼쪽)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를 “영혼의 동반자”라고 부른다. 뮤직앤아트컴퍼니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왼쪽)는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를 “영혼의 동반자”라고 부른다. 뮤직앤아트컴퍼니 제공
그에게 음악은 “나의 가이드, 나의 주인, 나의 종교”다.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 음악을 늘 완벽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그에게 자신보다 더 완벽함을 추구하는 정경화를 만난 순간은 잊히지 않는다. “첫 공연을 할 때 같이 할 수 있을지 매우 걱정됐어요.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곡을 연주하는데 정경화가 계속해서 내 연주를 멈추게 하면서 부드럽게 연주해달라고 요구했죠. 나중에야 그가 나를 시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나보다 완벽주의자인 사람과 일하는 건 쉽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보람을 느끼게 되죠. 그와 함께 연주하면서 음악과 나 자신에 관해 많은 것을 발견하고 있어요.”

이번에 한국을 찾을 때 정경화를 만날 계획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 관계에 대해 영혼의 동반자라는 말보다 더 나은 단어를 찾을 수가 없어요.”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서울어린이대공원 땅밑에 조선시대 말 목장이 묻혀 있었다 1.

서울어린이대공원 땅밑에 조선시대 말 목장이 묻혀 있었다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2.

경복궁 주변 파봤더니 고려시대 유물이 줄줄이?

‘코미디·오컬트·로맨스’ 박 터지는 설 극장가 누가 웃을까 3.

‘코미디·오컬트·로맨스’ 박 터지는 설 극장가 누가 웃을까

71년 전 부산 풍경을 만나다…‘다큐사진 선구자’ 임응식의 시선 4.

71년 전 부산 풍경을 만나다…‘다큐사진 선구자’ 임응식의 시선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 가수 한명숙 별세…향년 90 5.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 가수 한명숙 별세…향년 90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