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음원 사재기’ 논란]
특정 음원 인위적 반복 재생
인지도 없는 신인가수도 1위
멜론 팔로워 부족해도 상위권
이용자 적은 새벽에 급상승해
‘바이럴 마케팅’으로 위장해도
명확한 실체 없어 정황 증거만
블락비 멤버 박경, 실명 저격
최근 아이돌 그룹 블락비 멤버인 박경(27)이 바이브 등 선후배 가수 6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에스엔에스(SNS)에 올린 글이 가요계의 해묵은 논란거리인 ‘음원 사재기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이어 지난 2일 김나영·양다일의 듀엣곡이 아이유의 신곡은 물론 1000만 돌파를 앞둔 영화 <겨울왕국2> 오에스티(OST)를 제치고 차트 1위로 올라서면서 또다시 사재기 의혹에 휩싸였다. 당사자로 지목된 가수들은 앞다퉈 “사실무근”이라며 강경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은 결국 법적 공방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렇게 해마다 끊이지 않고 불거지는 음원 사재기 의혹에 관해 전문가들은 “가요계에 횡행하는 불투명한 ‘바이럴 마케팅’과 이미 공신력을 잃어버린 ‘실시간 음원 차트’ 집계 방식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음원 사재기’란 멜론 등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에 올리기 위해 특정 음원을 인위적으로 반복 재생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로 인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1위에 오를 때마다 “다수의 아이디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불거지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 떠오른 에스엔에스와 유튜브 등을 공략하는 ‘바이럴 마케팅’으로 포장한 사재기가 벌어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소속사인 붕가붕가레코드 고건혁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페이스북에 노래를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차트 100위 안에 들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투자 비용은 낼 필요 없고 이후 수익을 업체와 기획사가 8 대 2로 나누자고 했다”며 “업체 쪽에서는 ‘사재기는 아니며 이를 계약서에도 명시해줄 수도 있다’고 했지만, 이런 마케팅만으로 차트 안에 들 수 없기에 사재기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어 거절했다”고 말했다.
한 음반 유통사 부장 역시 <한겨레>와 만나 이런 업체들의 제안은 바이럴을 위장한 사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멜론에서 새 앨범의 알림 팝업을 해주는 기준이 ‘멜론 내 팔로어 수 10만명 이상인 아티스트’인데, 아이유 팔로어가 58만명인 반면 최근 의혹을 받은 가수들은 1만명 남짓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는 “팔로어가 1만명인 신인 가수가 바이럴만으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용자 수가 적은 새벽 시간대에 주로 1위를 차지하는 점만 봐도 바이럴 마케팅 업체가 또 다른 사재기 업체와 결탁했거나, 직접 사재기를 했을 거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ㅍ업체, ㅇ업체, ㄹ업체가 ‘3대 바이럴 마케팅 업체’인데, 이 업체들이 회사 이름을 자주 바꾸거나 회사 이름을 여러 개 갖고 있다고 전한다. 한 기획사 이사는 “음반 유통사에서 ㅍ업체를 소개해줘 연락을 해 봤는데, 절대 대면을 하지 않고 일을 진행하려고 해 관뒀다”고 말했다.
특정 음원 인위적 반복 재생
인지도 없는 신인가수도 1위
멜론 팔로워 부족해도 상위권
이용자 적은 새벽에 급상승해
‘바이럴 마케팅’으로 위장해도
명확한 실체 없어 정황 증거만
블락비 멤버 박경, 실명 저격
멜론 누리집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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