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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무용가 최승희 모녀 미발굴 사진 최초 공개

등록 2020-03-10 18:09수정 2020-03-11 02:35

배은경 박사, 2017년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에서 발견
‘최승희 무용연구소의 소련 순회공연 1950~1957’ 수록

작가 야브노 예브게니 이오노비치가 찍은 공연과 만찬 장면
딸 안성희와 당시 북 문화선전상 허정숙 모습도 눈에 띄어
1957년 1월7일 최승희가 직접 쓴 서명이 있는 사진. 한글과 러시아어로 ‘최승희’라는 이름과 연도와 날짜, 그리고 모스크바라는 도시명이 러시아어로 쓰여 있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한겨레>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1957년 1월7일 최승희가 직접 쓴 서명이 있는 사진. 한글과 러시아어로 ‘최승희’라는 이름과 연도와 날짜, 그리고 모스크바라는 도시명이 러시아어로 쓰여 있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한겨레>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무용가 최승희(1911~1969)가 월북한 뒤 1950년부터 1957년까지 소련(현재 러시아)에서 순회공연한 모습을 담은 미공개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배은경 박사(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정보기록학과 전임강사)가 최근 펴낸 <최승희 무용연구소의 소련 순회공연 1950~1957>(민속원)에 실린 것으로, 2017년 배 박사가 모스크바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RGALI)에서 발굴한 사진들이다. 최승희와 그의 딸 안성희(1932~?)를 비롯한 최승희 무용연구소 단원들의 소련 공연 장면과 이들을 포함한 북한 예술단의 소련 도착 뒤 환영 기념사진, 그리고 만찬 장면이 다수를 이룬다. 최승희와 그의 일행을 영접하는 이들이 소련 고위층이었던 것으로 보아 당시 세계적 예술가로서 최승희의 권위와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

1950년 7월14일 소련 쪽 만찬. 모스크바 푸시킨 극장 감독 페트로프, 소련 인민 배우 우테소프, 예술감독 필리포프, 스탈린 훈장을 받은 소련 인민 여배우 하눔 등이 참석했다. 안성희(왼쪽 둘째)와 최승희(셋째), 그리고 허정숙(맨 오른쪽).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lt;한겨레&gt;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1950년 7월14일 소련 쪽 만찬. 모스크바 푸시킨 극장 감독 페트로프, 소련 인민 배우 우테소프, 예술감독 필리포프, 스탈린 훈장을 받은 소련 인민 여배우 하눔 등이 참석했다. 안성희(왼쪽 둘째)와 최승희(셋째), 그리고 허정숙(맨 오른쪽).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한겨레>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책에 실린 사진 대부분은 1920년대부터 스탈린을 비롯한 소련의 유명인 사진을 전담한 사진작가 야브노 예브게니 이오노비치(1894~1971)가 찍은 것으로, 문서보관소의 방수 봉투에 오랫동안 담겨 있었으며 배 박사는 이 자료들의 최초 열람자였다. 그는 “고려인 문학을 연구하며 자료를 찾는 과정에서 최승희의 사진 무더기를 발견했다”며 “사진작가의 개인 폴더에 보관되어 열람자 없이 방치되었던 이 사진들은 월북 이후 중년의 최승희가 활발하게 활동한 당시의 사진들로서 지금까지 공개된 바 없었고,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1950년 6월7일 최승희 무용연구소와 함께 소련을 방문한 예술단의 단장, 문화선전상 허정숙(1902~1991)의 모습이 눈에 띈다. 그는 주세죽, 고명자와 함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사회주의 여성 혁명가로 이름을 날렸다. 사진들 속에는 최승희와 남편 안막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안성희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안성희는 천재 무용수로 주목받았다. 배 박사는 “소련에서 활동한 50년대의 최승희는 어느새 온화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지닌 중견 예술인의 풍모를 보인다”며 “딸인 안성희를 이끌어주려고 했던 엄마로서의 모습이 사진에서도 묻어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안성희, 최승희, 소련 관료 부인, 김백봉. 김백봉 경희대 명예교수는 최승희의 애제자였으며, 최승희의 남편 안막의 동생 안제승과 결혼했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lt;한겨레&gt;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왼쪽부터 안성희, 최승희, 소련 관료 부인, 김백봉. 김백봉 경희대 명예교수는 최승희의 애제자였으며, 최승희의 남편 안막의 동생 안제승과 결혼했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한겨레>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최승희의 남편 안막은 카프 문인 출신으로 북한 문화선전국 부수상을 지냈지만 1958년 숙청됐다. 딸 안성희는 1963년 31살의 나이로 국립평양무용극원 원장이 되었고 1년 뒤 인민배우가 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배 교수는 “최승희는 당시 바로 연좌제에 묶여 숙청되지는 않았지만 이후 그의 작품이 반혁명적이란 비판을 받게 되고, 그 뒤 사진과 작품들도 북에서 모두 불태워진 것으로 추정되기에 이 사진들은 최승희 연구를 위한 더욱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1957년 1월 모스크바시를 견학하고 있는 최승희 무용연구소 단원들. 최승희를 선두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lt;한겨레&gt;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1957년 1월 모스크바시를 견학하고 있는 최승희 무용연구소 단원들. 최승희를 선두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한겨레>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부채춤을 추고 있는 최승희.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lt;한겨레&gt;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부채춤을 추고 있는 최승희.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한겨레>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최승희 무용연구소 단원들. 앞줄 왼쪽 셋째와 넷째에 안성희와 최승희의 모습이 보인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lt;한겨레&gt;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최승희 무용연구소 단원들. 앞줄 왼쪽 셋째와 넷째에 안성희와 최승희의 모습이 보인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한겨레>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장구춤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 최승희가 공연 후 자세를 취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lt;한겨레&gt;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장구춤을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 최승희가 공연 후 자세를 취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문학예술문서보관소. (※공익적 목적으로 <한겨레>에 제공된 이미지임. 재사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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