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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한국영화 르네상스 이끈 제작자’ 이춘연 대표 ‘영화인장’

등록 2021-05-12 11:13수정 2021-05-12 21:14

11일 심장마비 별세…장례위 15일 발인
1980년대 ‘접시꽃 당신’ 등 기획자 활약
씨네2000 세워 ‘여고괴담’ 시리즈 성공
영화인회의 이사장 등 맡아 높은 신망
이춘연 씨네2000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이춘연 씨네2000 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 등을 제작한 이춘연 씨네2000 대표가 11일 오후 7시30분께 별세했다. 향년 70.

영화계 쪽 얘기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이날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회의에 참석했다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귀가했으나 방배동 자택 대문 앞에서 심장마비 증상으로 쓰러져, 뒤늦게 부인에 의해 발견됐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이 대표는 극단 활동을 하다 1983년 합동영화사에 입사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1980년대 <접시꽃 당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등을 기획했다. 1994년 성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김성홍 감독의 스릴러 영화 <손톱>을 제작해 흥행에 성공했다.

이듬해인 1995년 씨네2000을 설립한 이 대표는 이정향 감독의 <미술관 옆 동물원>(1998)과 박기형 감독의 <여고괴담>(1998)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제작자로 이름을 떨쳤다. 새로운 멜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미술관 옆 동물원>과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을 호러에 녹여낸 <여고괴담>은 평단의 지지와 상업적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었다. 특히 한국 공포영화의 신기원을 연 <여고괴담>은 이후 신인 감독들이 메가폰을 이어받으며 6편까지 시리즈로 만들어졌다. 이 대표가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6편 <여고괴담 리부트: 모교>는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첫선을 보였으나, 결국 정식 개봉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말았다.

“신인 감독들의 열정이 보기 좋다”며 그들의 데뷔작을 주로 제작한 이 대표는 김병우 감독의 <더 테러 라이브>, 류승완 감독의 <부당거래> 등 20여편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걸쭉한 입담과 친화력의 소유자로 알려진 고인은 영화인회의 이사장,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 대표 등을 역임하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제작자로 활약했다. 199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2000년대 초반에는 스크린쿼터폐지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서는 등 한국 영화 발전과 환경 개선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왔다. 늘 솔선수범하는 그를 따르는 동료·후배 영화인들이 많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 장례위원장을, 신영균·정진우·임권택·황기성·손숙 등이 장례고문을 맡았다. 장례위원으로는 강우석·김서형·문성근·봉준호·손예진·이병헌·이용관·이장호·이준익·이창동·차승재·하정우 등 4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유족은 부인 윤정희씨와 아들 용진(영화감독)·성진(엠포스 프로)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10시다. (02)2258-5940.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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